명태균씨(왼쪽)·개혁신당 이준석 의원. 류영주 기자·윤창원 기자 검찰이 명태균씨와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 간 과거에 주고받은 대화를 일부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명씨 측이 '윤석열 대통령과 명씨의 통화는 이 의원의 메시지 때문'이라는 주장과 일부 맞닿은 부분이다. 향후 검찰 수사가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으로 확대될 경우,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될 수 있다.
검찰은 일단 명씨의 신변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명씨가 윤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하는 한편 휴대전화 등을 숨긴 행위 등을 구속영장청구서에 부각하며 구속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준석 '尹이 경선하라던데'…明측 "참 의문"
13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창원지검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미래한국연구소 PC와 휴대전화 등 명씨 관련 압수물에서 2022년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이준석 의원과 명씨 간 대화 내역을 일부 확보했다.
검찰은 8~9일 명씨를 조사하면서 이 의원과의 대화 경위를 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명씨가 윤 대통령이나 이 의원과의 친분을 주변에 자랑했다는 의혹에 관한 조사로 풀이된다.
검찰에서 조사 과정에서 제시한 대화 중 하나는 이 의원이 2022년 5월 9일 0시 20분쯤 명씨에게 '윤(대통령)이 김영선 경선하라고 한다던데'라는 취지의 카카오톡 메시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명씨 법률대리인 김소연 변호사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본인이 당대표여서 가장 빨리 공천 결과를 알 수 있는 지위에 있었는데, 굳이 하루 전 새벽에 메시지를 보내 결국 명씨로 하여금 대통령에게 연락하게 하고 녹음까지 하게 만든 것은 아닌지 참으로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준석이 새벽에 윤 대통령을 콕 찍어, 당시 당선인 신분이었던 윤 대통령에게 김영선을 경선하라고 했다고 말한 게 화근이 된 것"이라며 "이준석은 악의 축"이라고 맹비난했다.
검찰이 확보한 대화 중에는 2022년 4월 22일 명씨와 이 의원이 당시 이 의원의 성 접대 의혹 관련 국민의힘 윤리위 징계 절차 개시 관련 논의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明, 尹 부부 등 정치인들과의 친분 과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황진환 기자 검찰은 이틀 전 법원에 제출한 8장 분량의 구속영장 청구서에서 명씨가 "국민의힘 당대표였던 이 의원과 윤석열 대통령 후보 부부와 친밀한 관계라고 주장하고 주변에 과시했다"면서 "김 전 의원 공천과 관련해 세비를 교부받고, 공천을 받고 싶어 하는 사업가들에게 거액을 교부받은 사실이 확인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명씨가 "2022년 8월부터 2023년 11월까지 김 전 의원을 국회의원 선거 후보자로 추천하는 일과 관련해 (김 전 의원 회계책임자였던) 강혜경을 통해 김 전 의원으로부터 7천600여만원을 기부받았다"고 혐의를 적시했다.
이어 "명씨는 스스로 국회의원과 같은 지위에서 정치활동까지 해 민의를 왜곡하고 정치자금의 투명성을 심각하게 훼손해 사안이 매우 중대하다"며 "일반인이 정당의 공천 과정에 관여했다고 주장하고, 이를 통해 경제적 이득까지 취해 헌법이 규정하는 대의제 민주주의 제도를 정면으로 훼손했다"고 봤다.
압수수색 과정서 '明폰' 추가보유 사실도 확인돼
또 검찰은 압수수색 결과 명씨가 휴대전화와 USB 등을 추가로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명씨에게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지난 9월 30일 명씨 주거지 압수수색 과정에서 압수한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 다른 휴대전화를 촬영한 사진이 확인됐다"며 "(명씨가) 이를 사설 포렌식 업체에 맡겨 분석한 정황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에 사설 포렌식 업체를 압수수색한 결과, 촬영된 휴대전화는 물론 불상의 휴대전화 3대와 USB 1개를 추가로 더 보유하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 "(이후) 명씨는 '휴대전화를 아버지 산소에 묻었다'거나 '다 불태우러 간다'고 말하는 등 은닉한 휴대전화와 USB 등 증거를 인멸할 것임을 공공연히 말하기도 했다"며 "다만 명씨는 이에 대해 추궁당하자 '아버지 산소 같은 것은 없다'며 본인의 발언을 번복하면서도 자신이 구속되면 자료를 다 공개하겠다는 취지로 주장하기도 했다"고 적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