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3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 결합이 또 하나의 큰 산을 넘었다.
아시아나항공이 2일 이사회를 열고 대한항공이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인 EU 집행위원회에 제출할 시정조치안에 포함될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분리 매각안'에 동의하기로 한 것이다.
이를 통해 EU 측이 제기해온 '유럽 화물 노선에서의 경쟁 제한 우려'가 해소되며 두 항공사의 기업결합에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아시아나항공 이사회는 이날 대한항공이 EU 측에 이런 내용의 시정조치안을 제출하는데 동의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오전 7시 30분쯤 서울 모처에서 열린 이사회에는 사내이사인 원유석 대표와 배진철 전 한국공정거래조정위원장, 박해식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윤창번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 강혜련 이화여대 경영대학 명예교수 등 4명의 사외이사가 참석했다. 사내이사였던 진광호 안전·보안실장(전무)은 지난 30일 이사회 직전 '일신상의 사유'로 사의를 표명한 데 따라 출석하지 않았다.
4시간 가량 이어진 이사회에서는 시정조치안의 동의 여부를 묻는 안건이 표결에 부쳐졌다. 이사회는 참석 이사 5명 가운데 찬성 3명, 반대 1명으로 해당 안건을 가결 처리했다. 이사회가 이어지면서 안건 가결로 무게가 실리자 이사 1명은 중도에 퇴장하면서 의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앞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심사 중인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두 항공사의 합병으로 유럽 화물노선의 독점이 우려된다며 이에 대한 시정조치안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이와 관련해 대한항공은 지난달 30일 이사회를 열고 유럽 4개 노선에 대체 항공사(remedy taker)가 진입하기 위한 대한항공의 지원 방안(이를 위한 Entry Commitment Agreement 체결 포함)과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을 추진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시정조치안을 제출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아직 통합이 마무리되지 않은 만큼 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항공이 이런 시정조치안 제출을 승인하는 조건으로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하는 1조5천억원 규모의 신주를 대한항공이 인수하기로 했다. 아울러 현대 대한한공은 3000억원 규모의 영구전환사채를 포함해 인수계약금과 중도금 등 7000억원 등 모두 1조원을 아시아나 항공에 지급했는데 대한항공은 영구전환사채를 유리한 금리조건으로 차환하고 에크로에 묶여있는 계약금 등 7000억원도 아시아나항공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로 했다. 아울러 이행보증금 1500억원 조항도 신설하기로 했다.
시정조치안이 아시아나항공 이사회 문턱을 넘으면서 대한항공은 조만간 EU 측에 시정조치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매각을 포함한 대한항공의 시정조치안 제출이 즉각적인 EU 집행위의 승인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EU 측의 요구를 상당 부분 반영한 만큼 EU 측으로 부터 '조건부 합병 승인'을 끌어낼 가능성은 커진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