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5일 만에 두개골을 다쳐 의식불명에 빠졌다가 장기 기증으로 새 생명을 선물한 故 정아영양.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태어난 지 닷새 만에 신생아실에서 학대로 머리를 다쳐 의식불명에 빠졌던 故 정아영 양의 장기를 이식받은 아동의 주치의가 최근 아영이 부모에게 감사 편지를 보냈다.
2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아영이의 심장을 이식받은 2살 아동의 주치의는 최근 아영이 부모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는 자필 편지를 보냈다.
주치의는 "아영이의 심장은 돌 무렵 심부전으로 입원해 심실보호장치에 의지해 400일 넘게 병원에 갇혀 지내던 아이가 받았다"며 "아이가 입원해 사계절이 지나고 두 번째 계절을 맞이할 무렵 아영이를 통해 새 생명을 선물 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다인실 창문을 통해 보던 세상이 전부였던 아이는 450일 만에 병원 밖을 처음 경험하며 모든 것을 새롭고 신기해하고 있다"며 "아이가 누리는 기적 같은 일상은 모두 아영이와 힘든 결정을 해주신 아영이 부모님 덕분"이라며 감사의 뜻을 전달했다.
그러면서 "심장이 오래오래 뛸 수 있게 최선을 다해 돌보겠다. 세상이 이로움이 되는 선한 아이가 되길 곁에서 돕겠다"며 "아이를 볼 때마다 아영이를 기억하겠다"고 약속했다.
정아영양은 지난 2019년 부산 동래구의 한 산부인과에서 태어나 생후 5일째에 바닥으로 추락해 두개골이 골절되는 중상을 입었다.
이후 의식 불명 상태로 병원 치료를 받았지만 지난 6월 결국 세상을 떠났다.
아영양 부모는 사망 선고가 나온 뒤 아영양의 장기를 기증하기로 했다.
한편 수사 결과 사고가 난 병원 간호사 A씨는 아영양을 불상의 방법으로 낙상하게 하는가 하면, 다른 신생아의 발을 잡고 거꾸로 흔드는 등 14명을 학대한 것으로 드러났다.
법원은 A씨의 범죄가 인정된다며 징역 6년형을 확정했다. 또 함께 기소된 간호조무사와 병원장 등에게는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