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진환 기자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의 유족과 부상자들이 위로금 지원은 고사하고 오히려 2억원대 소송 비용만 물게 됐다.
2일 충청북도에 따르면 최근 청주지방법원 제천지원이 제천 화재 참사 유가족 202명과 부상자 대표 2명에게 2억 1700만 원의 소송 비용을 청구했다.
이번 청구는 이들이 충북도를 상대로 제기한 120억 원대 손해배상소송에서 지난해 3월 대법원이 원고 패소 판결한 데 따른 것이다.
당시 대법원은 소방당국의 과실 책임은 인정하면서도 피해자들이 사망하기까지의 인과관계를 인정하기는 어렵다는 1심과 2심의 원고 패소 판결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도는 최근 유족에게 1억 8천만 원, 부상자에게 3700만 원을 각각 변호사비 등 소송 비용으로 정산해 소송 비용 청구 신청을 법원에 제출했다.
도는 조만간 소송 비용 청구서 송달이 완료되면 대상자에게 소송 비용을 나눠 고지할 방침이다.
충북도 관계자는 "판결문에 원고가 소송 비용을 부담한다고 명시돼 있어 지방재정법에 따라 소송비용을 청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2017년 12월 21일 제천시 하소동의 한 스포츠센터에서 불이 나 29명이 숨지고 40명이 다쳤다.
이후 도와 유가족 측은 75억 원 규모의 위로금 지급 등을 위한 합의안을 마련했으나 협상이 결렬되면서 결국 소송까지 이어졌다.
현재 정치권은 민사소송 패소로 배상금을 받을 수 있는 길이 막힌 유가족의 별도 지원 등을 촉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