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질극 벌어진 독일 함부르크 공항. 연합뉴스 독일 함부르크 공항에서 양육권 다툼을 하던 30대 남성(35)이 아내에게서 4살 딸을 '납치'해 자동차로 활주로를 점거, 무장 인질극을 벌이다 18시간만에 막을 내렸다.
독일 경찰은 5일(현지시간) 18시간동안 튀르키예 국적자인 살만E에게 독일 함부르크 공항 활주로의 차량 내부에서 인질로 붙잡혀 있던 네살배기 딸이 의료진과 엄마의 품으로 되돌아갔고, 살만E는 체포했다고 밝혔다.
살만E는 전날 오후 8시 12분께 무장한 채 아우디 차량을 몰고 북측 출입구를 뚫고 들어가 터미널 1로 질주, 튀르키예항공 여객기 앞에 멈췄다.
앞서 그의 부인은 남편이 아이를 납치해 공항으로 데려가고 있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살만E는 밤새 네 살배기 딸을 인질로 삼아 경찰과 협상을 벌였다. 그는 딸과 함께 여객기를 타고 튀르키예로 가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경찰은 밝혔다. 인질극의 배경에는 양육권 다툼이 있다고 빌트 등은 전했다.
그는 밤새 차량에서 화염병 2개를 바깥으로 던져 공항 내부에 불을 내고, 휴대한 총기를 발사하기도 했다. 불은 현장에 출동한 소방당국이 껐다.
독일 경찰 대변인은 "해당 여객기는 승객들로 가득 차 있었지만, 그사이 승객들이 모두 대피했다"고 전했다.
이어 "경찰이 남성과 튀르키예어로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그는 우리와 대화를 원하고 이는 일단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육안으로 관찰한 결과, 네 살배기 딸은 무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남성이 총기와 출처 불명의 폭발물을 소지한 것으로 보인다며, 아이를 보호하는 게 최우선이라고 덧붙였다.
살만E는 18시간만인 5일 오후 딸과 함께 자발적으로 차량 밖으로 나왔고, 저항하지 않고 경찰에 체포됐다. 딸은 무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경찰은 전했다.
살만E는 앞서 지난해 3월에도 양육권이 없는데도 딸을 데리고 튀르키예로 출국해 독일 경찰에 수사에 나선 바 있다.
함부르크 공항은 이날 인질극이 막을 내린 후 항공기 운항을 재개했다.
함부르크 공항 측은 앞서 4일 사건 발생 이후 모든 항공교통을 중단하고 터미널 출입구를 봉쇄했다. 건물과 항공기에서 승객 3200명이 대피했다.
함부르크 공항 대변인은 "경찰 출동으로 전날 오후 8시 24분부터 항공기 운항이 모두 중단되면서 항공기 6대의 이륙과 21대의 착륙이 이뤄지지 못했다"면서 "5일에도 비행편 취소나 지연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5일 함부르크 공항에서는 286편의 비행편을 통해 3만4500명의 승객이 이착륙할 예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