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임찬규. 연합뉴스프로야구 LG의 우완 투수 임찬규(30)는 쌍둥이 군단 어린이 회원에서 선발진의 주축이 돼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는다.
임찬규는 올해 정규 시즌 30경기에 출전해 14승 3패 1홀드 평균자책점 3.42를 기록, LG의 토종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했다. 특히 국내 선발 투수 최다승을 수확하며 LG의 정규 시즌 우승에 크게 기여했다.
정규 시즌 우승을 차지한 LG는 한국시리즈에 직행했고, 1994년 이후 29년 만이자 통산 3번째 통합 우승의 기회를 잡았다. 2002년 이후 21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KT와 우승을 놓고 다툰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를 개최했다. 임찬규는 LG 염경엽 감독, 주장 오지환과 함께 참석해 한국시리즈를 앞둔 각오를 밝혔다.
LG가 준우승에 그친 21년 전 초등학생이었던 임찬규는 "엄마한테 등교를 하지 않겠다고 떼를 썼는데"라며 당시 기억을 떠올렸다. 어느덧 LG의 주축 선수로 성장한 그는 직접 우승 염원을 풀기 위해 한국시리즈 무대에 나서는데 "이런 무대에 등판한다는 게 '성공한 덕후'라 생각한다"고 미소를 지었다.
'성공한 덕후'의 자신감은 하늘을 찔렀다. 임찬규는 "우리는 화려한 공격을 갖추고, 1~9회까지 모두 소화할 불펜 투수들과 화려한 전략을 짜실 감독님이 있다"면서 "감독님이 다양한 작전으로 팀을 승리로 이끌어주시길 바란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역투하는 임찬규. 연합뉴스임찬규는 KT와 7전 4선승제가 6차전에서 끝날 것이라 예상했다. 그는 "KT가 플레이오프에서 2패 후 3연승을 해서 분위기가 좋아서 팽팽한 경기가 예상된다"면서도 "선발이 탄탄하지만 우리는 주루 플레이, 타격 등 상대를 흔들 힘이 있기 때문에 6차전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2011년 LG 입단 후 한국시리즈 진출까지 12년이 걸렸다. 임찬규는 그동안 함께 했던 선배들 생각이 나느냐는 질문에 2014년 KT로 이적한 박경수를 꼽았다. 그는 "같이 못하는 (박)용택이 형과 이병규 선배님도 생각나지만, 이 자리에서는 (박)경수 형이 가장 생각이 많이 날 수밖에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는 텍사스 레인저스가 62년, 일본 프로야구에서는 한신 타이거스가 38년 만에 정상에 올랐다. LG도 이들처럼 29년 묵은 우승의 한을 풀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임찬규는 "우리가 (우승을) 할 차례가 됐다고 생각한다"면서 "우승 하나만 생각하고 달려왔고, 29년 만의 대업을 이룰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확신했다.
국내 선발 투수 최다승을 거둔 임찬규에게 올해 정규 시즌 우승에 얼마나 기여한 것 같냐고 묻자 "제 입으로 말씀드리기는 어려운 것 같다"고 망설였다. 이어 "우승 지분은 10% 정도 주고 싶고, 개인 점수는 80점 정도 주고 싶다"고 답했다.
임찬규는 "감독님이 좋은 야구를 가르쳐주셔서 내가 생각한 것보다 좋은 성적을 거둔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KT 선발 투수들에 비해 아직 부족한 점이 많은 것 같다"고 겸손한 모습도 보였다.
지난 시즌을 마친 뒤 임찬규는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취득할 수 있었지만 부진한 성적 탓에 1년 재수를 선택했다. 절치부심한 그는 올 시즌 LG의 한국시리즈 진출에 크게 기여했는데 "(우승을 하면) 차명석 단장님이 날 부르실 것 같다"면서 "일단 우승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