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주 사흘째인 6일 검거 직전 의정부시 가능동 일대에서 의정부경찰서 형사들에게 쫓기는 김길수의 모습이 CCTV에 포착됐다. 연합뉴스특수강도 혐의로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가 병원 치료 중 도주한 김길수(36)를 경찰이 지인을 밀착 감시한 끝에 다시 검거에 성공했다.
7일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4일 경기 안양시 한림대학교 성심병원에서 택시를 타고 의정부로 도주해 지인 여성 A씨를 만나 현금 10만원을 받았다.
양주시에서 서울로 이동한 모습이 포착된 김씨는 이후 행적이 묘연했다.
경찰은 앞서 나가는 수사를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회귀할 지점으로 추정되는 의정부와 양주, 서울 북부권에 경력을 집중적으로 배치했다.
특히, 의정부경찰서는 경찰에 대한 강한 반감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강력팀 소속 여성 경찰관 B씨를 A씨에게 배치해 라포(rapport. 신뢰와 친근감으로 이뤄진 인간관계)를 형성했다.
이들이 6일 오후 9시 10분쯤 의정부시의 한 식당에서 대화하던 중 테이블 위에 놓여 있던 A씨의 휴대전화로 전화가 왔다.
B경찰관은 심상치 않은 전화임을 직감하고 곧바로 경찰 상황실에 연락해 해당 번호에 대한 위치 추적을 요청했다.
특수강도 혐의로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가 병원 치료 중 달아난 김길수가 6일 오후 검거돼 경기도 안양동안경찰서로 압송됐다. 연합뉴스김길수, 공중전화 이용한 뒤 우산 쓰며 거리 걷다가 발견돼
인근에 있던 의정부경찰서 강력팀 3명은 발신지인 가능동의 한 공중전화로 출동했다. 검은색 차량을 타고 서서히 접근하던 이들은 반대편에서 우산을 쓰며 거리를 걷던 김씨를 발견하고 그 앞을 가로막았다.
차에서 형사들이 내리는 순간 위기를 직감한 김씨는 우산을 던지며 인도와 차도를 넘나들며 지그재그로 도망갔지만, 얼마 가지 못하고 횡단보도 인근에서 붙잡혔다.
김씨가 공중전화에서 전화를 건 지 약 10분 만에 검거된 것이다. 이로써 김씨의 도주 행각은 사흘 만에 끝났다.
도주하는 동안 불안해 식사를 제대로 못한 김씨는 잠도 제대로 못잔 채 전전하며 밖에서 노숙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안양동안경찰서에서 기초 조사를 받은 뒤 다시 서울구치소에 수용됐다.
경찰 관계자는 "동선 추적 수사 외에도 다른 수사 방법으로 (김씨를 검거하기 위해)단서를 찾으려고 노력했다"며 "공개 수배 이후에 시민들의 제보가 많아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