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사진은 아래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박종민 기자올해 하반기부터 전세가격 하락으로 인한 역전세 현상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무색하게 서울에서는 전세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고금리가 이어지면서 월세 부담이 커진데다 올해 들어 가격이 빠르게 회복하면서 매매 수요 일부가 전세로 전환하는 등의 영향인데 전세 매물도 급감하고 있어 당분간은 전세가격 강세가 계속될 전망이다.
7일 KB부동산에 따르면 10월 서울 아파트 전세 평균 가격은 5억 7920만원으로 고점(6억 7792만원) 대비 85% 수준까지 올라갔다. 서울 아파트 전세 가격은 지난해 6월 이후 하락세를 이어오다 올해 7월(5억 6980만원) 상승 전환한 뒤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조사에서도 서울 아파트 전세 가격은 10월 30일 기준 전주 대비 0.19% 오르며 15주 연속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은 "금리 인상 우려 및 매매 시장의 불확실성 등으로 실수요자들의 전세 선호가 지속되는 가운데, 역세권 및 대단지 등 정주 여건이 양호한 지역 위주로 임차 수요가 이어지며 상승 폭이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강남북 주요 단지들의 전세 실거래가도 큰 폭으로 뛰었다. 서울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3단지 전용면적 84.59㎡는 지난해 9월 7억3500만원에 신규 전세계약이 이뤄졌는데 지난달에는 9억5천만원에 신규 전세계약이 이뤄졌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 전용면적 84.8㎡는 지난달 보증금 13억5천만원으로 신규 전세계약이 체결됐다. 1년 전 같은 평형은 보증금 8억5천만원에 신규 전세 계약이 체결됐는데 해당 단지의 세대수와 동별, 향별 전세가가 차이가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적지 않은 폭으로 전세가격이 뛴 것이다.
전세보증금을 월세로 전환 시 적용하는 비율인 전월세전환율도 상승했다. 이 비율이 올라가면 임차인 입장에서 월세보다 전세가 유리하다고 평가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서울 아파트 전월세전환률은 5.2%로 1년 전(4.8%)보다 상승했다.
박종민 기자전세 매물도 크게 줄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7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3만 4045건으로 1년 전(4만 8278건) 대비 29.5% 감소했다. 전세 매물은 올 초 5만건 대까지 치솟았다가 2월 말 정점을 찍고 서서히 줄어들기 시작해 5월 다시 3만건 대에 진입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대문구의 아파트 전세 매물이 1년 전 보다 무려 66.6%(1865건→623건)가 줄었고 △강서구 -54.9% △은평구 -54.7% △강북구 -54.1% △마포구 -53.8% △성북구 -53.0% △양천구 -51.7% △동작구 -51.4% △관악구 -51.0% 등 서울 25개 자치구 중 9곳에서 1년 만에 전세 매물이 절반 이상 줄었다.
전세값도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임차료를 5% 이내로만 올리도록 하는 계약갱신청구권(갱신권) 사용 비중도 다시 늘고 있다.
부동산R114가 국토부 실거래가 시스템을 바탕으로 서울 아파트 전월세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7월~10월에 체결된 서울 아파트 전·월세 계약 중 임차인이 갱신권을 사용한 비중은 34.5%로 집계됐다. 이는 상반기(1~6월) 32.8%에 비해 1.7%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갱신권 사용 비중은 전세가격이 고점을 찍었던 2022년 상반기 평균 65.3%를 기록한 뒤 전세가격이 내림세에 접어들고 일부 지역과 단지에서는 역전세 사례까지 나오면서 하반기 53.2%, 올 상반기엔 32.8%까지 하락했다. 하지만 전세가격이 올해 저점을 찍고 반등하기 시작하면서 다시 갱신권을 챙기는 임차인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R114 여경희 수석 연구원은 "전월세 전환율 상승과 집값 상승에 따른 매매 수요의 전세 수요로 전환, 외곽 지역에서는 비(比)아파트 임차 수요의 아파트로 이동 등 의 영향으로 서울 아파트 전세 수요가 늘고 그에 따라 가격도 상당 부분 회복했다"며 "이런 영향으로 갱신권을 사용하는 비율이 높아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이런 전세가격 강세 현상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건설산업연구원은 내년도 주택 가격 전망 보고서를 통해 전세가격이 남은 4분기 상승세를 이어가는 것은 물론 내년에도 상승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건산연은 "전세시장은 매매 수요 축소에 기인한 임대차 시장으로의 추가 수요 유입이 예상되며 입주 전망 물량도 올해보다 소폭 줄어들어 가격 상승의 요인이 있다"며 4분기 1%, 내년에는 2%의 상승률을 각각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