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오지환과 박동원. 연합뉴스21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LG 트윈스. 하지만 KT 위즈와 1차전에서 접전 끝 1점 차 패배를 당했다. 2차전 역시 KT에 내줄 위기였다. 선발 최원태가 아웃카운트를 1개밖에 잡지 못하고 4실점하며 조기 강판됐다. 노란 물결로 가득 채워진 잠실 관중석에는 정적이 흘렀다.
LG 트윈스는 빠르게 전략을 수정했다. 사실상 '불펜 데이'를 보는 것 같았다. 이정용을 시작으로 정우영, 김진성, 백승현, 유영찬, 함덕주가 차례로 등판해 8회까지 KT 타선을 꽁꽁 묶었다. 상대 타순을 고려한 염경엽 감독의 투수 교체는 효과적이었다.
KT는 1회초에만 4점을 뽑아 승기를 잡는 듯 했지만 이후 수 차례 득점권 기회를 살리지 못하며 불안요소를 남겼다. 그만큼 LG의 불펜은 강력했다. 흐름을 이어 갈 기회를 놓친 KT가 치른 대가는 컸다.
LG는 6회말 '캡틴' 오지환의 솔로홈런을 계기로 각성했다. 이전까지 윌리엄 쿠에바스의 호투에 막혀 고전하던 LG 타선은 오지환의 한 방으로 막혔던 혈을 뚫었다.
이전까지 잠잠하던 간판타자 김현수가 마침내 7회말 1타점 적시타를 때려내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KT가 자랑하는 특급 불펜 박영현을 공략했기에 LG의 자신감은 더욱 커졌다.
그리고 거포 포수 박동원은 잠실구장을 LG 팬들의 축제의 장으로 만들었다. 8회말 박영현을 상대로 벼락같은 역전 투런홈런을 쏘아올렸다. 이후 LG는 자신있게 마무리 고우석을 올렸고 고우석은 기세가 꺾인 KT 타자들을 압도하며 1점 차 승리를 지켰다.
LG는 8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KBO 리그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KT에 5-4 역전승을 거두고 시리즈 전적을 1승 1패 원점으로 되돌렸다.
홈런 2방이 LG를 살렸다. 오지환의 한 방이 침묵하던 타선을 깨웠다면 박동원의 한 방은 할 수 있다는 LG 덕아웃의 분위기를 현실로 만들었다. 박동원은 1스트라이크에서 한복판으로 몰린 박영현의 체인지업을 놓치지 않는 놀라운 집중력으로 잠실벌을 뜨겁게 달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