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이 감염묘로부터 발생한 송이 버섯. 국립산림과학원 제공지난 1996년 산불로 송이가 사라졌던 강원 고성군 산불피해지역에서 다시 송이버섯이 자라고 있다.
9일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고성 산불피해지에서 16년 만에 송이버섯 인공 재배에 성공했다. 이는 척박한 환경의 산불피해지에서 송이를 인공 재배한 첫 사례여서 더욱 의미가 크다. 또한 일반적으로 산불피해지에서 소나무림이 조성되고 다시 송이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30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시간도 거의 절반 가량이 앞당겨졌다.
앞서 국립산림과학원은 지난 1996년 발생한 고성 산불피해지에 산림생태계 변화 연구 모니터링 시험지 70ha를 1997년에 조성했다. 이후 2007년 송이 재생산을 위한 소나무림을 시험지 내에 조성하고 홍천에서 육성한 송이 감염묘를 시험지에 옮겨 심었다.
송이 감염표는 기존 송이산에 어린 소나무를 심어 뿌리에 송이균을 감염시킨 것으로 이식한 지 16년 만인 올해 처음으로 송이가 발생했다. 국립산림과학원의 분석 결과 고성에서 발생된 송이균 DNA와 홍천 감염묘의 송이균은 유전적으로 동일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감염묘를 이식하지 않은 주변 지역에서는 송이가 발생하지 않았다.
송이가 자라기 위해서는 소나무와 송이균, 토양 등의 입지환경이 맞아야 한다. 이번 사례를 통해 산불로 척박해진 환경에서 감염묘를 이용한 송이의 인공 재배가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산불로 송이산이 소실된 곳에 다시 소나무를 심는 것에 대한 부정적 시각도 있지만, 송이는 산촌 주민의 주요 소득원이기 때문에 산불피해지 복원 시 소나무 조림을 희망하는 주민들도 있다. 이에 국립산림과학원은 민가나 기간 시설 등과 떨어진 곳에 송이균을 포함한 소나무를 심으면 산불 피해를 방지하면서 주민의 소득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 관계자는 "송이 감염묘 이식을 통해 송이산 산불피해지의 복원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앞으로 송이 생산지 확대와 임업인 소득 창출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송이 인공재배법 연구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