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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쓰레기 매립장은 김포에 있나 인천에 있나

경제정책

    수도권 쓰레기 매립장은 김포에 있나 인천에 있나

    김포시 서울 편입 논란으로 본 매립지 역사

    김포 서울 편입 추진…수도권매립지 도마 위에
    김포시장 "김포 편입되면 쓰레기 해결 가능"
    실상은 그 반대…수도권매립지 권한 인천시에
    환경부·서울·경기·인천 4자 협의체, 대체부지 물색 중
    난지도 매립지 포화 상태 이르자 김포에 매립
    김포 매립장 가동 때는 인천시에 편입

    수도권매립지 제1~4 매립장. 수도권매립지자산관리공사 제공수도권매립지 제1~4 매립장. 수도권매립지자산관리공사 제공
    국민의힘이 경기도 김포시의 서울특별시 편입을 당론으로 추진하면서 수도권매립지가 회자되고 있다.

    김병수 김포시장이 "수도권매립지 제4 매립장이 김포에 있기 때문에 김포가 서울에 편입되면 쓰레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발언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이번에 문제가 된 4 매립장(389만㎡)은 아직 매립조차 안 된 상태이며 면적 상으로는 인천에 85%, 김포 양촌·대곳면에 15%가 걸쳐 있다. 게다가 수도권매립지는 2015년 환경부·서울시·경기도·인천시 간 4자 합의에 따라 소유권과 관할권을 모두 인천시가 갖기로 했다.

    그런데 김포시장은 왜 서울시 편입과 쓰레기 문제를 연계했을까? CBS노컷뉴스가 매립지를 둘러싸고 되풀이 되고 있는 갈등이 어디서 왔고 어디로 향해가는지 정리했다.

    난지도에서 인천까지 '매립지 전쟁'

    94년 10월 서울시 환경국 청소과의 난지도 매립장 침출수 샛강유입 보고서. 서울기록원 제공94년 10월 서울시 환경국 청소과의 난지도 매립장 침출수 샛강유입 보고서. 서울기록원 제공
    수도권매립지 문제는 19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난초(蘭草)와 지초(芝草)가 자라는 섬'이라는 이름처럼 꽃이 만발해 '꽃섬'이라 불리던 난지도는 1977년 쓰레기 매립장으로 지정되면서 순식간에 불모의 땅으로 변해갔다.

    1978년부터 1999년까지 서울시민의 생활쓰레기는 난지도에 버려졌다. 15년간 난지도에 모인 쓰레기는 무려 9200만 톤이 넘었다. 높이 98m짜리 거대한 쓰레기 산 2개가 생길 지경이었다.  

    난지도 주위는 악취와 먼지가 가득했고, 쓰레기가 썩으면서 발생한 메탄가스와 침출수는 환경 문제를 일으켰다. 매립장도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1989년 매립지 당시 난지도 쓰레기 매립지. 서울시 아카이브1989년 매립지 당시 난지도 쓰레기 매립지. 서울시 아카이브
    1992년 정부는 난지도 매립지를 완전히 폐쇄하고, 땅을 복원하는 안정화 사업을 시작했다. 두 개의 쓰레기 산을 각각 하늘공원과 노을공원으로 정비하고, 침출수가 흐르던 샛강은 난지천공원으로 가꿨다. 쓰레기 산은 곧 오늘날 '생태공원'으로 완전 탈바꿈했다.

    정부는 난지도를 대체할 매립지를 경기도 김포군 서부의 간척지에서 찾았다. 현재 매립지 대부분은 인천광역시 관할에 있지만, 조성 당시에는 검단 지역이 인천에 편입(1995년)되기 이전이어서 전 영역이 김포군 안에 있었다.

    환경부 산하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가 운영하는 수도권매립지는 1~4 매립장으로 1636만㎡(264만평) 이다. 여의도(8.4km²) 면적의 194배인데, 단일 매립지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이곳에 매립되는 쓰레기의 48%는 서울특별시, 33%는 경기도, 19%는 인천광역시에서 온다.

    1 매립장은 2000년 매립이 종료돼 현재 골프장으로 활용 중이며, 2018년 매립이 종료된 2 매립장은 여전히 부지 활용 방안에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에 따르면 현재 상부 토지 공사 중이며 유관기관과 활용 방안을 논의 중이다.  

    서울시, 인천시, 경기도 등 수도권 3개 시·도는 수도권매립지의 사용 종료 여부를 두고 2010년 8월부터 12년째 갈등을 빚고 있다. 인천시는 혐오시설로 피해만 볼 수는 없다며 사용 종료를 고수하고, 서울시는 대체 매립지를 만들 땅이 없다는 입장이다.

    사용 종료를 고수하는 인천시와 연장을 주장하는 서울시의 대립으로 촉발된 갈등은 2015년 6월 환경부·인천시·서울시·경기도 4자 합의를 통해 일단락됐다.

    당초 수도권매립지는 2016년 2 매립장을 끝으로 종료할 예정이었지만, 4자 합의에 따라 3-1 매립장을 추가로 사용하되 포화 전까지 대체 매립지를 조성하기로 하면서 2025년으로 종료 시점이 연장됐다.

    또 대체매립지가 불발될 경우 3-2 매립장과 4 매립장 잔여 부지의 15%(106㎡)를 더 쓸 수 있도록 단서 조항을 달았다. 폐기물 반입량 감축 정책이 시행되며 3-1 매립장은 설계 때 예상했던 것보다 3년 더 긴 2028년까지 사용이 가능할 전망이긴 하다.

    하지만 4자 협의체는 지금껏 대체 매립지 후보지조차 찾지 못했다.

    4자 협의체, 수도권매립지 대체 부지 찾을 수 있을까

    쓰레기차량이 수거해 온 폐기물을 인천 서구 수도권매립지에 쏟아놓고 있다. 인천시 제공쓰레기차량이 수거해 온 폐기물을 인천 서구 수도권매립지에 쏟아놓고 있다. 인천시 제공
    김포시는 서울 편입과 수도권매립지 연장 문제는 무관하다며 선을 긋고 있지만, 서울이 김포를 품으려는 명분이 부족한 상황이라 서울의 '매립지 확보'가 가장 현실적인 이유이지 않겠냐는 해석이 나온다.

    김포시가 서울시에 매립지 사용을 협상 카드로 제시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면서 갈등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특히 김병수 김포시장이 지난달 13일 한 언론 인터뷰에서 김포시가 서울시로 편입되면 둘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며 "수도권매립지 제4 매립장이 김포 땅이어서 (김포가 서울에 편입되면) 쓰레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발언한 바 있다.

    하지만 김포시 관계자는 8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현재 4매립지는 어떤 용도로 쓸지도 정해지지 않은 공유지면 상태"라며 "3 매립지 가용기간이 많이 남아서 (4매립지와 관련해서는) 논의한 적도 없고, 논의할 단계도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인천시 관계자는 "김포시와 이야기가 오갔던 바가 전혀 없다"며 "인천시는 4자 협의체에 따라 대체 매립지를 확보해 수도권매립지를 종료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4자 협의체는 지난해부터 재가동해 현재 대체 매립지 공모 방법을 논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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