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 후 미소 짓는 페퍼 야스민. KOVO 제공 프로배구 여자부 페퍼저축은행 야스민 베다르트가니(등록명 야스민·196cm)가 파괴적인 공격력을 뿜어냈다. 자신의 한 경기 최다 득점 기록을 갱신하며 팀의 4연패 사슬을 끊어내는 선봉장이 됐다.
야스민은 지난 10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도드람 V-리그 여자부 GS칼텍스와 원정 경기에서 무려 45점을 상대 코트에 꽂았다. 연패 수렁에 빠져 있던 팀을 건져낸 맹활약이었다.
야스민은 이날 경기가 끝난 뒤 "기분 좋다. 45점을 기록하고 팀이 이기는 데 기여해서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야스민의 앞선 한 경기 최다 득점은 지난 시즌 현대건설 소속으로 기록한 43점이다. 이 경기에서 득점뿐만 아니라 공격 성공률 58.82%, 공격 효율 51.47% 등 공격 면에서 매서운 기세를 뿜어냈다.
지난 시즌 뜻밖의 허리 부상을 당한 야스민은 오랜 기간 재활을 거쳐야 했다. 이번 시즌까지 그 여파가 이어지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직전 경기인 정관장전에선 고작 10점밖에 내지 못하며 야스민답지 못한 경기력을 보이기도 했다.
컨디션은 어느 정도로 올라왔을까. 야스민은 "작년에 당한 허리 부상에서 아직 회복하는 과정이다. 디스크 파열을 당하면 매일 컨디션이 다르다"고 알렸다. 이어 "코치, 트레이너가 좋은 말을 많이 해줘서 컨디션 끌어올리려고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
공격하는 페퍼 야스민. KOVO 제공
하지만 야스민은 이날 전위, 후위, 블로킹, 서브를 가리지 않고 상대 코트에 공격을 퍼부었다. 45득점은 현재까지 이번 시즌 여자부 한 경기 개인 최다 득점 기록이다.
사령탑 트린지 감독은 야스민의 활약에 "잘했다고 말해주고 싶다. 최선을 다한 야스민 덕분에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찬사를 보냈다. 팀 동료 박정아 역시 "야스민은 폭발력 있는 용병"이라며 "야스민과 함께 배구할 수 있어 행운"이라고 칭찬했다.
적장 GS 차상현 감독마저도 박수를 보냈다. 차 감독은 "솔직히 1라운드에서 만났을 땐, 야스민이 경기 후반부로 갈수록 처지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오늘은 달랐다"며 "높이, 타점, 힘이 모두 좋았다. 이런 선수에겐 어떤 블로킹이 붙어도 막기 쉽지 않다"고 인정했다.
야스민은 앞으로의 목표도 밝혔다. 야스민은 "우리 팀은 성장하는 팀이라 생각한다"며 "매 훈련 매 순간 성장해야 한다. 모두가 노력하는 게 유일한 길"이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