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박주원 (기타리스트). 박규희 (기타리스트)
여러분 그거 아세요? 2023년 금요일이 이제 6번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귀한 금요일 가운데 하루를 어떻게 보낼까 저희가 고민하다가 뉴스쇼 아침 라이브 준비를 했습니다. 정치 이야기를 잠시 접어두고 따뜻한 선율에 몸을 맡겨보시죠. 오늘 뉴스쇼 아침 라이브를 찾아주신 분들은 아주 귀한 손님인데요. 우리나라 최고의 집시 기타리스트 박주원 씨 그리고 최고의 클래식 기타리스트 박규희 씨가 모여서 만든 기타듀오 투 기타즈, 어서 오십시오.
◆ 박규희> 안녕하세요.
◆ 박주원> 반갑습니다.
◇ 김현정> 반갑습니다. 카메라 보시면서 두 분 각자 소개 좀 해 주실까요?
◆ 박규희> 안녕하세요, 기타리스트 박규희입니다. 반갑습니다.
◇ 김현정> 반갑습니다.
◆ 박주원> 네, 반갑습니다. 기타리스트 박주원입니다. 카메라 보기가 쑥스럽네요.
◇ 김현정> 아니, 음악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두 분을 따로따로 너무나 잘 아실 텐데 이 두 분이 모여서 투 기타즈라는 듀오로 공연을 지난주에 막 마치신 거예요?
◆ 박규희> 네.
◇ 김현정> 어떻게 많이들 좋아해 주셨어요? 어땠습니까, 반응이?
◆ 박규희> (웃음)저희 생각으로는 좋아해 주셨다고 생각하는데 어떨까요?
◆ 박주원> 이렇게 장르가 다른 이 두 기타리스트가 이렇게 합동 공연을 하는 게 사실 이렇게 흔치 않은 일이라 저희한테도 되게 의미 있는 일이었고 보신 분들도 아마 또 저희 둘을 또 좋아하시는 분들은 또 만족하셨으리라.
◆ 박규희> (웃음)믿고 싶죠.
◆ 박주원> (웃음)믿겠습니다.
◇ 김현정> 지난주에 공연 다녀온 분이 올린 후기를 보니까 환상의 듀오였다. 기타의 신 두 사람이 만들어내는 화음에 처음부터 끝까지 몰입했다. 이런 정말 찬사들이 쏟아지더라고요.
◆ 박규희> 감사합니다.
◇ 김현정> 그러면 음악가들이 나오셨는데 이야기 나누기 전에 음악부터 청해 듣는 게 좋겠죠. 백문이 불여일청입니다. 박규희 씨 어떤 곡 들려주시겠어요?
◆ 박규희> 네, 클래식 기타의 가장 명곡이라고 할 수 있는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라는 곡을 평소에는 솔로로 연주를 많이 하는데 오늘은 특별히 이중주로 연주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김현정>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을 집시 기타와 클래식 기타가 같이 합주하는. 두 기타가 만들어내는 앙상블이 어떨지 정말 기대가 되는데 여러분 박수로 청해듣죠.
♪ 알함브라 궁전
너무 좋았어요. 저는 듣다가 중간에 눈을 감았어요. 어떤 느낌이냐면 낙엽이 수북이 쌓인 거리를 이렇게 트렌치코트 깃 세우면서 이렇게 걷는 그런 느낌.
◆ 박규희> 너무 멋지네요.
◇ 김현정> 어떠셨어요? 박주원 씨.
◆ 박주원> 세계 최고의 트레몰로 주법을 구사하신 우리 박규희 씨와 또 함께 이렇게 연주를 하니까 너무 연주할 때나 또 같이 들으면서 할 때나 또 더 잘 듣게 돼요. 이렇게 이중주 트레몰로를 또 이렇게 잘 맞추려면 호흡 하나하나를 또 들어야 되기 때문에.
◇ 김현정> 집중해야 되고 맞아요, 맞아요.
◆ 박주원> 아주 저한텐 좋은 경험이고 할 때마다 새롭습니다.
◇ 김현정> 이 두 분의 이력을 들어보시면 이 두 분이 각기 다른 길을 걸어오면서 각자의 개성을 가지고 합쳐지니까 이런 매력적인 소리가 나는구나. 아마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먼저 박규희 씨. 박규희 씨는 오스트리아 빈 국립대학을 졸업하고 여태까지 무려 9번의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을 하셨는데 최초라는 수식어를 많이 가지고 계시네요. 2008년에 벨기에 프랭땅 국제 기타콩쿠르에서 여성 최초, 아시아인 최초 우승을 하셨고 2014년에는 폴란드 얀 에드문드 유르코프스키 국제 기타콩쿠르에서 이때도 아시아 여성 최초 우승. 아니, 어떻게 이 클래식 기타를 시작하게 되셨어요?
◆ 박규희> 저는 저희 어머니가 비틀즈를 굉장히 좋아해서 그 어쿠스틱 기타 있잖아요. 그 통기타를 배우러 기타 학원에 찾아갔는데 그게 우연히 또 클래식 기타 학원이었던 거예요. 어릴 때 일본에 살았었는데 그때는 일본에서는 클래식 기타, 작은 기타도 만들어져 있고 그랬던 시기여서 그래서 같이 엄마 따라서 다니다가 학원에. 그러다가 우연히 시작하게 됐어요. 옆에서 엄마 기다리는 시간 동안에 그냥 악기를 쥐어주신 거죠. 선생님이.
◇ 김현정> 엄마가 공부하신, 배우시는 동안 그냥 딸이 옆에 따라온 거예요. 꼬맹이가.
◆ 박규희> 네, 그때가 한국 나이로는 4살쯤이었는데 그래서 만으로 3살 이랬었는데 그때 계기로 시작하게 됐는데 너무 악기를 좋아했나 봐요. 그래서 한국에 돌아와서도 계속 하고 싶다고 엄마한테 졸랐던 기억이 나요.
◇ 김현정> 그래서 손 한 번만 보여주실 수 있어요? 아니, 손이 크지도 않아요.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빨리빨리 막. 이게 좀 어렵지 않습니까? 기타하기에.
◆ 박규희> 너무 어렵죠. (웃음)그런데 사실 저는 손이 커본 적이 없으니까 모르는 거죠. 커보면 얼마나. 손이 크면 얼마나 편한지 모르는 거죠.
◇ 김현정> 그런가 하면 박주원 씨는 우리나라 집시 기타의 자타공인 1인자세요. 초등학교 2학년 때 가수 이상은 씨 담다디를 보고 감동해서 기타를 배우게 됐다. 맞습니까?
◆ 박주원> 2학년 때 담다디를 보고 감동에서 3학년 때 배우기 시작했어요. 어머니께서 약간의 유예기간을 두시고 여기저기 학원도 알아보시고 그러신.
◇ 김현정> 그런데 담다디 하면 탬버린 아니에요? 담다디담~
◆ 박주원> 그렇죠. 담임선생님께서 통기타 치는 모습이 너무 멋있어 보이는 거예요.
◇ 김현정> 그분이 그러니까 담다디를 치는 모습을. 혹시 지금 조금 가능, 생각나세요?
◆ 박주원> 아니, 그거는 별거 없어요. 담다디 담다디~ 정기적금 주법이라고. 코드 4개밖에 없어요.
◇ 김현정> (웃음)담다디담~ 이렇게.
◆ 박주원> 그러니까 포크 기타 노래하면서 하는 기타를 처음에 하고 싶어서 학원을 갔는데 그때 두 가지 선택의 길이 있었어요.
◇ 김현정> 어떤?
◆ 박주원> 통기타를 칠 것이냐 클래식 기타를 칠 것이냐. 통기타 레슨비가 3만 원이었고 클래식 기타 레슨비가 4만 원.
◇ 김현정> 그래서?
◆ 박주원> 이제 어머니께서 고뇌를 하기 시작하셨어요. 그 당시에 1만 원 차이가 사실.
◇ 김현정> (웃음)크죠.
◆ 박주원> 상당할 때니까. 그런데 클래식 기타를 하면 통기타는 자연스럽게 이렇게 접할 수가 있다라는 선생님의 권유도 있었고 그래서 그때 클래식 기타를 시작했습니다.
◇ 김현정> (웃음)그래서 4만 원짜리를 어머니 거금을 투자하셨군요. 여러분 이 두 분이 겉으로 보기에 저 같은 비전문가가 보기에는 같은 기타 같은데 아까 음색 들으셨죠? 전혀 다른 기타 소리가 나요. 클래식 기타와 집시 기타, 이거 어떻게 다른 겁니까? 박규희 씨.
◆ 박규희> 일단 모양은 굉장히 흡사한데요. 가장 큰 특징은 이 현고라고 하는데 이 프렛과 이 줄의 사이, 간격이 달라요.
◇ 김현정> 간격이, 그러네요, 진짜?
◆ 박규희> 간격이 다르면 어떻게 소리가 나냐면 플라멩코 같은 경우는 이 한 번 음을 치면 이 진동이 굉장히 많이 일어나서 이 프렛, 이 쇠 있잖아요. 세로로 돼 있는 이 프렛에 닿아요. 닿아서 이런 마찰음이랑 같이 나는 거예요.
◆ 박주원> 음이 뚝 떨어져요. 이렇게.
◇ 김현정> 그러네요. 이게 집시 기타 소리입니다.
◆ 박규희> 그러면 클래식 기타에서는 길게 이어지면서 이 마찰음은 안 나는 그런 게 특징이 있는데 플라멩코 같은 경우는 이렇게 이런 식의 라스게아도라고 하는 주법이 굉장히 와일드한 주법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런 마찰음과 섞어서 마치 타악기랑 같이 연주하듯이 효과를 내야 하고 클래식 같은 경우는 이런 마찰음을 최소한으로 시켜서 오로지 음만 전달해야 돼서 그래서 이 현고가 가장 큰 특징, 다른 특징이 아닐까.
◇ 김현정> 대충은 이해가 가는데 두 분의 연주를 조금씩 들어보면, 한 곡을 두 분이 각자 연주를 해 주시면 아마 비교가 확 되지 않을까 싶어요. 같은 곡을.
◆ 박규희> 이게 마이크로 들었을 때는 또 어떻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일단 한번 해볼게요.
◇ 김현정> 로망스라는 곡을 두 분이 클래식 기타로 한 분은 연주하고 한 분은 집시 기타로 가보겠습니다.
♪ 로망스 - 클래식 버전, 플라멩코 버전
너무 좋다. 진짜 좋다. 이 느낌하고 집시 기타.
◆ 박주원> (웃음)로망스를… 대본에 없던 거를 이거.
◆ 박규희> (웃음)이거 대본에 없었는데.
◆ 박주원> 제가 만약에 친다 그러면. (연주) 이런 느낌으로 좀 다르게 할 수 있겠죠.
◇ 김현정> 이게 마치 어떤 느낌이냐면 박규희 씨의 연주는 우아한 발레리나의 움직임을 떠올리게 하고 박주원 씨의 연주는 서부극, 총을 이렇게 양쪽에 들고선 마치 기타 치는 것 같은 이런 느낌.
◆ 박주원> 그러니까 오히려 제 소리를 사실 듣는 사람들이 더 잘 느껴요. 저는 사실 이 (기타의) 홀이 이렇게 정면으로 가기 때문에 사실 저보다 느끼는 게 더 크신 것 같아요.
◆ 박규희> 맞아요.
◇ 김현정> (웃음)재미있네요. 재미있네요. 두 분이 계속해서 이 유쾌하게 그리고 아름답게 연주 공연 계속 이어주셨으면 좋겠고요. 꿈이 있다면 박주원 씨의 꿈은 어떤 거예요?
◆ 박주원> 저는 저희 선배님들이나 저희 윗세대의 연주자들 보면 이런저런 이유로 연주를 또 못하게 그만두시는 분들이 또 꽤 계세요. 그래서 저는 좀 이렇게 오랫동안 같은 컨디션으로 좀 오래오래 유지하고 싶습니다.
◇ 김현정> 기타의 매력은 뭐예요?
◆ 박주원> 이렇게 안고 있을 수 있잖아요.
◇ 김현정> 안고 있을 수, 손도 얹을 수 있고. 약간 애인 같은 느낌?
◆ 박주원> 기타를 거기 어디 그냥 장난감이랑 같이 이렇게 뒤섞여서.
◇ 김현정> (웃음)맞아요. 맞아요.
◆ 박주원> 악기 관리 같은 걸 모르잖아요.
◇ 김현정> (웃음)바이올린을 배운다 그러면 야, 야, 기스나, 기스나 조심. 이런데 기타는 그렇게 안 하니까 친구 같은 친구, 친구.
◆ 박주원> 바이올린은 그래도 항상 케이스에 보관해 있는데 기타는 어디 이불 위에 있고 갑자기 형이 그냥 라면 받침 때 쓴다 그러고 비싼 기타가 아니기 때문에.
◇ 김현정> (웃음)장난감이자 친구이자 그래서 나의 동반자. 오늘 이 아침 라이브를 들으신 분들은 기타가 저렇게 매력적인 악기구나 새삼 느끼셨을 것 같고요. 박규희, 박주원, 박주원, 박규희 두 분의 이름을 꼭 기억하고 응원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오늘 귀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드리고요. 마지막 곡은 아디오스 노니노라는 곡을 준비해 오셨네요. 이건 어떤 곡인가요?
◆ 박규희> 이 곡은 피아졸라라고 아르헨티나의 대작곡가인 분께서 쓴 명곡 중의 하나인데요. 이 곡이 한국에서는 김연아 선수가 피겨 스케이팅 선수 시절에 이 곡을 배경 음악으로 해서 연기를 하셔서.
◇ 김현정> 기억납니다.
◆ 박주원> 금메달을 땄죠.
◆ 박규희> 그래서 아마 그때 노란 의상으로 그랬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때 그 음악으로도 유명한 곡이에요. 그 곡을 기타 듀오로 주원님께서 편곡을 해주셔서 오리지널, 투 기타즈의 오리지널 레퍼토리입니다.
◇ 김현정> 아디오스 노니노. 그러니까 피아졸라 아버지 이름이 노니노인 거죠.
◆ 박규희> 애칭이, 맞아요.
◇ 김현정> 앞으로도 좋은 공연 계속 기대하겠습니다. 두 분 오늘 고맙습니다.
◆ 박규희> 감사합니다.
◆ 박주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