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오른쪽 두번째)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하태경 의원의 '여의도 렉카'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윤창원 기자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20일 출마설이 거론되고 있는 한동훈 법무부장관에 대해 "당에 개혁적으로 보탬이 되는 방향으로 메시지를 낸다면 하태경과 이준석, 한동훈이 동지가 되는 날이 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날 이 전 대표는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의 출판기념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 장관의 최근 행보에 대해 "저는 한 장관이 정치적 발언을 했다고 평가한다. 조만간 정치적 행보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데 그게 당과 대한민국에 건설적이길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한 장관의 행보가 정치권에 새로운 움직임을 불러온다고 하면 나쁘게 평가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최근 온라인을 통한 지지자 연락망 확보에 나서는 등 신당 창당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많은 분들이 개인의 연락처를 공유해 줬지만 굉장히 많은 지지가 다양한 곳에서 들어오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인구 비례로 보면 서울에 이어 대구에서 연락망을 기입해 주신 분들의 숫자가 두 번째로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 일각에서 중복 가입이 가능하다고 하는 분들이 있는데, 개인정보라 언론에 보여줄 수 없지만 그런 수준의 활동을 하고 있는 게 아니"라며 "국민들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 것에 대해 그걸 폄훼하려 들고 본인들 수준에서 얘기하는 게 민심을 떠나게 하는 길이 아닐까 생각한다. 제가 중복 가입을 뻥치려면 30만이라 했을 것이다. 이런 접근으로 민심을 애써 외면하려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김기현 대표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슈퍼 빅텐트를 치겠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선 "좀 안타깝다. 빅텐트를 치려면 그 사람의 삶이 빅텐트와 닿아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고 혹평했다.
이 전 대표는 "김 대표의 대표직이 상징하는 건 당내 비주류 인사와도 화합하지 못해서 몽둥이 찜질하고 내쫓았는데, 어디다 빅텐트를 펼치겠다는 것이냐"며 "그런 의도를 갖고 있다면 지난 전당대회가 얼마나 잘못된 형태로 치러졌는지에 대한 체계적인 분석과 이를 되돌리기 위한 조치들이 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김 대표의 빅텐트 주장은 설득력이 매우 약하다. 전대 과정에서 나경원, 안철수, 유승민, 이준석과도 화합하지 못하는 사람이 어디다 빅텐트를 치겠다는 건가. 그것은 존재의 부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왼쪽)와 한동훈 법무부 장관. 연합뉴스최근 당에서 당원권 제재가 많았던 사람은 공천에서 불이익을 주는 방향으로 당헌·당규를 개정한 것이 '이준석 규제법'이라 불린다는 질문에 대해선 "하고픈 대로 다 하라고 해라. 우리 당에서 뭘 한다고 해서 끝까지 지켜진 것도 없고, 규제가 유지되는 걸 본 적이 없다"며 "예전에 어떤 대선후보는 당원권 정지 상태에서 경선 참여한 적도 있다. 바로 규제를 풀어주고 대선에 출마시킨 적도 있다"고 비꼬았다.
이어 "저는 대한민국 정치에 있어서 지난 3년간 이렇게 당 윤리위가 많이 등장한 적이 있었나 생각이 든다. 저라고 당 대표할 때 윤리위가 제 통제하에 없었겠나"라며 "저는 단 한 번도 그 권한을 사용하지 않았는데, 아무래도 검찰 공무원 출신 대통령이 있어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윤리위가 무슨 대단한 조직인 양 언급되는 것 자체가 비정상적 상황"이라고 말했다.
인요한 혁신위원장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인 위원장이 이날 한 장관에 대해 "신선하고 합리적이다. 총선에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평가한 것과 관련해 이 전 대표는 "어떨 때는 의사 역할을, 어떨 때는 혁신위원장 역할을, 지금은 평론가 역할을 하려는 것 같다"며 "한동훈의 정치적 가능성이나 이준석이 얼마나 아픈가는 그만 평가했으면 좋겠다. 제가 환자는 어디 있는지 얘기드렸다. 혁신위원장 직분에 충실했으면 좋겠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