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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쓴 車배터리도 다시한번…폐배터리 시장 본격 '페달'



자동차

    다 쓴 車배터리도 다시한번…폐배터리 시장 본격 '페달'

    글로벌 '사용후 배터리' 시장 급성장 전망
    2030년 70조원에서 2050년 600조원 규모
    배터리 업계 "폐기물 아닌 제품으로 정의"
    국내 기업·기관 협의체, 법 개정 논의 추진
    주요 기업 이미 '사용후 배터리' 시장 무게
    정부도 호응…"역동적 경제 성공 모델 노력"

    전기차 리튬이온 배터리. 연합뉴스전기차 리튬이온 배터리. 연합뉴스
    불어나는 전기차에 맞춰 덩달아 늘어날 전망인 '사용후 배터리'에 국내 업계가 본격적으로 시선을 집중하며 시장 활성화에 나섰다. 한번 쓴 배터리를 폐기하는 게 아닌 순환 자원으로서 활용도를 높이고 이를 바탕으로 부가가치 창출과 원자재 공급망의 안정도 꾀한다는 구상이다. 정부도 업계의 전략에 공감하면서 발 빠른 지원을 약속했다.

    22일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세계 사용후 배터리 시장은 오는 2030년 70조 원에서 2040년 230조 원, 2050년에는 600조 원 규모로 급성장이 예상된다.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는 만큼 폐차하는 전기차도 갈수록 늘어나기 때문이다. 전기차 폐차 대수는 2030년 411만 대에서 2050년에는 4227만 대에 이를 전망이다.

    사용후 배터리는 단순히 버려지는 폐기물이 아니다. 전기차의 경우 7~8년 연식에도 배터리 성능은 신품 대비 80% 정도까지 보인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배터리를 다시 쓰면 폐기물과 탄소배출량 감축은 물론, 미래 신산업 육성으로 이익과 고용 창출도 가능하다. 여기에 대부분 수입에 기대고 있는 배터리 원자재의 해외 의존도도 낮출 수 있다.

    높은 활용 가치에 국내 배터리 업계의 움직임도 가시화하는 추세다. 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 등 자동차 배터리 분야 24개 기업·기관 협의체인 '배터리 얼라이언스'는 지난 14일 '사용후 배터리 통합관리체계' 업계안과 이를 반영한 법률안을 산업통상자원부에 제출했다. 사용후 배터리를 폐기물이 아닌 제품으로 정의하고, 거래도 민간에 자유롭게 개방하자는 취지다. 현재는 사용후 배터리가 폐기물법상 폐기물로 분류돼 다시 쓰는데 장애가 적지 않다.

    구체적으로 배터리 얼라이언스는 사용후 배터리를 '전기차에서 분리돼 재제조·재사용·재활용 대상이 되는 배터리'로 새롭게 규정했다. 재제조는 사용후 배터리에서 셀을 분리해 수리·교체한 뒤 전기차에 다시 탑재하는 것을 말한다. 재사용은 에너지저장장치 등 다른 용도로 전환해 쓰는 것을 의미한다. 재활용은 배터리에서 원료 금속을 추출하는 방식이다. 사용후 배터리가 폐기물로 취급된 탓에 적용받아 온 각종 규제를 없애기 위한 가치 재정립이다.

    민간의 자유로운 거래와 더불어 '통합이력관리시스템'의 도입도 제안했다. 배터리를 취급·유통하는 사업자들이 배터리 전(全) 주기에 걸쳐 배터리 조성·식별 정보, 운행 중 사용 정보, 거래 결과, 성능·안전 점검 결과 등을 통합 시스템에 입력하는 방식으로 배터리 공급망과 안전성을 강화하자는 이유에서다. 유럽연합도 비슷한 목적의 '배터리 여권'을 2026년까지 도입할 계획이고, 중국은 이미 5년 전부터 배터리 추적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얼라이언스가 힘을 싣는 사용후 배터리의 중요성은 개별 기업의 전략에도 그대로 관통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8월 중국 1위 코발트 생산기업인 화유코발트와 배터리 리사이클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합작법인은 사용후 배터리 등에서 핵심 원재료인 니켈·코발트·리튬 등을 추출할 예정이다. 가동 시기는 내년 하반기로 알려졌다.

    SK온의 모기업인 SK이노베이션은 사용후 배터리 전문기업 성일하이텍과 금속 재활용 합작법인을 추진 중이다. SK에코플랜트는 최근 배터리 리사이클링 전·후처리 전반에 걸친 4대 핵심 기술 내재화에 성공했다. 사용후 배터리에서 용매추출 방식으로 뽑아낸 니켈·코발트의 회수율이 97%를 달성했다. 순도는 99.9%로 실제 배터리 제조에 쓰이는 광물 수준이라고 한다. 희소금속으로 배터리 양극재 주요 소재인 리튬의 회수율은 90%까지 높였다.

    삼성SDI는 지난해 5월 자체 연구소를 신설하고 배터리 소재 회수율 향상과 친환경 소재 회수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또 파트너사와 협력해 국내 사업장에서 나오는 니켈·코발트·리튬 등 핵심 원소재를 회수하고 배터리 제조에 재활용하는 체계를 구축·운영 중이다.

    업계의 활발한 움직임에 정부도 호응하는 분위기다. 장영진 산업부 제1차관은 "업계에서 제출한 안이 민간이 끌고 정부가 미는 역동적 경제의 대표적인 성공 모델이 될 수 있도록 관계 부처와 국회 논의를 적극 추진하겠다"며 "법률안도 조속히 입법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산업부는 배터리 얼라이언스가 낸 의견을 받아들여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환경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를 진행하고 국회에 정부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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