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류영주 기자대장동·백현동 개발 비리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당대표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 백현동 마이스사업도 남욱 변호사 등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 피고인들을 사업자로 검토해 보라고 지시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유동규 전 본부장은 2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김동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재명 대표와 정진상 전 민주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의 대장동·백현동·위례신도시 개발비리 의혹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 대표가 백현동 마이스(MICE : 회의·관광·전시·이벤트) 사업도 남욱 변호사 등 대장동 민간개발업자가 참여할 수 있는지 검토를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유 전 본부장은 "2015년쯤 저희들이 추진한 것이 백현동에 마이스 산업 단지를 만드는 것이었는데, 중앙투자심사 과정에서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 투자를 먼저 결정하고 오라는 것"이라며
"방법이 외국인투자촉진법뿐이었다. (그래서) 고민하니까 이재명 대표가 '남욱과 정영학에게 한 번 더 줘봐라'라고 얘기했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검찰은 "남욱 등이 지분을 포기하고 위례신도시 사업에 도움을 줬다고 보고했고, 그 때문에 이 대표가 백현 마이스도 남욱 등에게 이야기해 보라고 언급했다는 취지인가"라고 물었고 유씨는 "네"라고 답했다.
한편 정진상 전 실장 측과 유 전 본부장은 이날 공판에서 서로 고성을 지르며 충돌했다. 지난 공판에서 유 전 본부장은 "(대장동 의혹이 불거지자) 정 전 실장이 번호를 바꾸라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라고 정 전 실장의 증거인멸 지시 사실을 증언했다. 그는 검찰 압수수색 직전 상황에 대해서도 "(정 전 실장이) '휴대전화를 버리라'라고 해서 버리고 문을 열어줬다"라고 주장했는데, 이날 정 전 실장 측이 이러한 주장을 탄핵하려고 유 전 본부장을 신문하는 과정에서 양측이 충돌한 것이다.
정 전 실장 측은 이날 유 전 본부장 증언의 신빙성 문제를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정 전 실장 측은
"유 전 본부장의 특징은 검사나 수사기관에서 어떤 자료를 제시받으면 그것을 자신의 기억이나 자신의 행위처럼 한다"라고 지적했다.
유 전 본부장은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제가 구속된 이후 정진상 측에서 A변호사를 보내서는 제 집사람에게 휴대폰을 가리키며 '집에 있으면 빨리 버려라'라고 했다"라고 말했다.
유 전 본부장은 관련 재판에서 자신이 버릴 것을 지시했다고 말한 바 있는데 이에 대해선 "A변호사가 아내의 재판에서 제가 버려 달라고 안 했다고 말하면 '더 큰 처벌이 우려된다'고 했다. 부인이 피해를 받지 않게 하려고 그때 그렇게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흥분한 유 전 본부장은 "정진상, 당신이 버리라고 한 것 기억 안 나요? 정진상, 창피한 줄 알아라"라고 소리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