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 소재 밴덴버그 우주군 기지에서 우리 군 첫 정찰위성 1호기를 탑재하고 발사 대기 중인 미국 스페이스Ⅹ사의 우주발사체 '팰컨9'. 연합뉴스우리나라가 독자 개발한 첫 군사정찰위성 1호기가 2일 새벽 미국 스페이스X사의 로켓에 실려 우주로 발사된다.
정부는 1일 '425 사업'으로 개발한 1호 위성(EO/IR)을 2일 오전 3시 19분(현지시간 1일 오전 10시 19분) 미국 캘리포니아 반덴버그 우주군 기지에서 발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설립한 스페이스X는 이날 우리 위성을 탑재한 '팰컨-9' 로켓이 반덴버그 기지의 발사대에 서있는(기립 완료) 사진을 공개했다.
스페이스X는 로켓 발사 약 15분 전부터 X@SpaceX 계정을 통해 발사 장면을 생방송할 계획이다.
이번 군사정찰위성 발사는 지난 달 30일 예정돼있었지만 현지 기상 사정 탓에 이틀 연기됐다.
425 사업은 SAR(합성개구레이더) 위성과 EO/IR(전자광학/적외선) 위성 1세트를 확보하는 사업으로 SAR와 EO를 이어 발음한 것과 비슷한 아라비아 숫자 '425'에서 이름을 따왔다.
이 사업은 국방과학연구소(ADD) 주관 하에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씨트렉아이가 시제업체로 참여했고, 이번 EO/IR 위성은 KAI 위탁개발로 추진됐다.
국방부는 "군정찰위성은 정보감시정찰(ISR) 자산의 핵심 전력으로 종심지역 및 전략표적의 도발 징후 감시 능력 증강을 통한 킬체인 역량 강화에 기여해 적을 압도하는 국방태세를 구축하기 위한 초석"이라고 의의를 설명했다.
주요 개발 내용을 보면, 30여년 간 축적된 관측위성인 다목적실용위성 개발 경험을 통한 초고해상도 광학/정외선 위성 독자 개발 및 고속기동이 가능한 위성체 자세제어 기술 등이다.
정부 관계자는 정찰위성의 해상도 등 관측 능력에 대해 "과거 아리랑3호의 3~4배 수준으로 세계 최정상급이자 세계 5위권"이라고 말했다.
주요 구성품의 국산화율은 60~70%이며 설계 및 조립시험 등은 100% 국산화함으로써 국내 독자 개발 기록을 세우게 됐다.
다목적실용위성 7호와의 동시 개발로 설계 비용과 부품 구매비용, 시간 등을 절감한 것도 특징이다.
이번에 발사체로 사용되는 팰컨-9은 신뢰성이 99% 이상에 달하는데다 재활용이 가능해 경제성도 높다. 우주 궤도에 1kg의 물체를 올리는데 평균 2만 달러가 드는데 비해 팰컨-9은 그 1/4인 5천 달러선에서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는 2017년 10월 무궁화위성 5A호 발사부터 지난해 8월 달 궤도선(KPLO) 발사까지 4차례에 걸쳐 팰컨-9을 이용했고, 2025년 다목적실용위성 7호와 차세대중형위성 4호 발사도 이 로켓을 이용할 계획이다.
현재 우리가 보유한 발사체로는 정찰위성 정도의 중량을 우주 궤도에 올리지 못한다.
이번 정찰위성 1호기는 2일 오전 3시 19분 발사된 뒤 2분 18초 후 1단 엔진이 정지되고 2분 29초 후에는 2단 엔진이 점화된다.
발사 2분 44초 뒤에는 페이링이 분리되고 10분 4초 후 2단 엔진이 1차 정지되며 12분 16초 후에는 위성이 분리돼 궤도에 진입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번 위성은 고도 400~600km의 저궤도(LEO) 위성으로 분류된다.
발사 1시간 18분 뒤에는 해외지상국과 최초 교신이 이뤄지고 6시간 23분 뒤에는 국내 지상국 교신을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군 관계자는 이번 위성의 전력화 예상 시기에 대해 "짧게는 4개월 길게는 6개월"이라고 말해 내년 상반기 안에는 본격 가동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북한의 첫 군사정찰위성(만리경-1호) 발사에 이어 우리 군도 첫 정찰위성 발사로 맞대응함으로써 남북 간 우주경쟁이 가열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