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정책실장 및 수석비서관 임명장 수여식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4일 기획재정부·국토교통부·중소벤처기업부 등 장관 6명을 교체하는 개각을 단행했다. 이번 개각은 정통 관료·전문가들을 배치해 전문성을 갖춘 관리형 내각이라는 점과 함께 지명 후보자 중 절반을 여성 인재로 채웠다는 특징이 있다. 안정 속에 변화와 쇄신을 통해 국정 동력을 강화하고 국정 과제 이행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신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로 최상목 전 대통령실 경제수석을,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박상우 전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오영주 외교2차관을 지명했다.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에는 송미령 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에는 강도형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원장이,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로는 강정애 전 숙명여대 총장이 각각 지명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4일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로 최상목 전 대통령실 경제수석(사진 윗줄 왼쪽)을 지명하는 등 장관 6명을 교체하는 개각을 단행했다. 연합뉴스 최상목 후보자는 30여년을 기재부 등에서 근무한 정통 관료 출신이며 윤석열 정부의 초대 경제수석을 맡아 관련 정책을 수립했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브리핑에서 "거시·금융 등 경제 전반에 해박한 지식과 통찰력을 갖고 있는 경제정책 분야 최고 전문가"라며 "물가·고용 등 경제 민생을 챙기면서 우리 경제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도 기대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박상우 후보자 역시 토지기획관, 주택토지실장, 기획조정실장 등 국토부 내 요직을 두루 거친 정통 관료 출신으로 풍부한 정책 경험, 현장 경험 등이 장점으로 꼽힌다.
오영주 후보자는 외교관 중 경제·외교 분야에 강점이 있는 인물로 평가된다. 외교부 국제협력국장, 주베트남대사를 지내며 개발 협력을 다뤘고, 올해 6월 외무고시 출신 여성 외교관 중 처음으로 경제 외교를 총괄하는 외교부 2차관에 올랐다. 중소벤처기업의 신시장 개척과 글로벌화를 이끌 적임자라는 판단이 이번 인사에 반영됐다.
송미령 후보자는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서 우리나라 농업·농촌 정책 방향을 연구해온 전문가로 도시·농촌 상생모델과 국토 균형발전 등의 분야에서 전문성을 지녔다는 평가가 나온다.
강도형 후보자 역시 2006년 한국해양연구원(현 해양과기원)에 입사해 제주연구소장 등을 역임하고 올해 2월 한국해양과학기술원장으로 취임하는 등 해양수산 분야 전문가로 꼽힌다.
강정애 후보자는 부친(강갑신)이 6·25전쟁 참전 용사로 무공훈장을 받은 국가 유공자이며 시할아버지는 독립운동가이자 초대 50사단장인 백인(百忍) 권준 장군으로 보훈정책 관련 전문적인 식견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6년에는 숙명여대 제19대 총장으로 선출된 바 있다.
이번 개각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지명 후보자 6명 중 3명이 여성이라는 점이다.
교체된 기존 장관 6명 중 여성이 이영 중기부 장관 1명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성비 균형을 맞춘 것이다.
새롭게 출범하는 2기 내각에는 여성 비율을 늘리려는 윤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정통 관료·전문가 배치…정책 추진 능력, 전문성 강화
농림축산식품부 송미령(왼쪽부터), 국가보훈부 강정애, 중소벤처기업부 오영주, 기획재정부 최상목, 국토교통부 박상우, 해양수산부 강도형 장관 후보자가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인사 발표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통 관료 및 전문가들을 배치하면서 정책 추진 능력과 전문성을 강화했다는 점도 이번 개각에 특징으로 분석된다. 전임 장관들은 국회의원 출신이 4명(원희룡·추경호·박민식·이영)이었으며, 내년 4월 총선에 출마할 예정이다.
내년 집권 3년차를 앞두고 내각 쇄신을 통해 국정 드라이브를 확보하고 민생 중심 정책 추진과 개혁 과제 이행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안정 속 변화와 쇄신"이라며 "전문성과 경험 있는 인사들을 발탁해 국정 동력을 새롭게 만들어나가겠다는 인사"라고 설명했다.
출신 학교의 경우에도 최상목 후보자가 서울대, 박상우 후보자는 고려대, 송미령·오영주 후보자는 이화여대, 강정애 후보자는 숙명여대, 강도형 후보자는 인하대 졸업 등 한층 다양해졌다. 전임자 중에는 원희룡 국토·박민식 보훈·정황근 농식품부 장관이 서울대를, 추경호 경제부총리·조승환 해수부 장관 등이 고려대를 졸업했다.
이른바 '서·오·남'(서울대·50대·남성)이 주류였던 기존 내각과는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평이 나온다.
평균 연령은 59세로 직전 장관 6명과 같았다. 다만 강 해수부 장관 후보자의 경우 1970년생으로 이번에 지명된 후보자 중 가장 젊었다.
출신 지역으로는 서울이 3명(최상목·송미령·강정애 후보자), 영남이 2명(박상우·부산, 오영주·경남 마산), 제주 1명(강도형 후보자)이었다.
한편 이번 개각에 이어 법무부, 외교부,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대한 추가 개편도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수장이 공석인 국가정보원, 방송통신위원회 후임 인선도 관심이다. 신임 방통위원장 후보자로는 검사 출신인 김홍일 국민권익위원장 지명이 유력한 가운데 이번 주 중 인사가 이뤄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