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과천시의회 이주연(왼쪽), 박주리 의원이 질의하고 있는 모습. 유튜브 생중계 화면 캡처경기 과천시가 계획한 내년도 미국 해외연수단 규모와 관련해 적절성 논란이 일고 있다.
39명 규모 해외연수 사업계획, 시의회 민주당 '직격'
8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시는 신규사업인 '지식·문화예술 거점도시를 향해 뉴욕연수' 계획을 내년도 예산안에 담아 과천시의회에 보고했다.
총 사업비는 부서별 공무원을 비롯한 일부 민간인(가이드 명목)에 대한 예산을 포함해 모두 2억 7천만 원이다.
연수에 참여하는 인원은 39명 규모로, 이르면 내년 3월부터 3차례(13명씩)에 걸쳐 각각 8박 10일 일정으로 다녀오는 방식이다. 연수지역은 뉴욕(맨하튼 등)이다.
시의회에 제출된 사업설명서에 따르면 '일류 도시의 현장을 보고 느낀 경험을 조직 구성원과 공유해 집단 기억을 만들어 내고 도시 변화를 이끌겠다'는 취지다.
연수단은 행정·문화예술·도시개발 등 3개 분야로 나눠 구성된다. 시의원도 예상 인원으로 계획돼 있으나, 의원 경비는 시의회 국외출장비로 별도 집행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의회 야당 의원들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정책비전을 발굴하기 위해 선진 사례를 연구하는 취지는 인정하지만, 인원 규모가 너무 과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날 열린 시의회 예산심사특별위원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주연 의원은 "신규사업이고 금액이 큰 사업인데 주요사업 설명서에는 예산 산정 근거 등 상세설명이 누락돼 있다"며 "행정의 경우 눈으로 본다고 알 수 있는 분야가 아닌데 무엇을 보고 배운다는 건지 물음표가 생긴다"고 말했다.
같은 당 박주리 의원은 "공무원들이 선진 사례 많이 봐서 미래산업을 상상하고 추진할 수 있는 동력이 된다는 것은 충분히 공감한다"면서도 "다만 규모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연수에 참가하는 구성원을 어떻게 구성하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그러면서 야당 의원들은 신규사업인 점을 고려하면 40명에 이르는 연수단은 '규모가 지나치게 크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이에 대해 양은선 과천시 기획홍보담당관은 "미래백년자문단 위원들 말씀이 있었다. 3기 신도시, 주암지구 등 새로운 개발할 때 모델을 많이 보고 배워서 접목하자는 의견이 많았다"며 "대부분 뉴욕 다녀오신 자문위원들이 뉴욕이 과천과 가장 어울리는 것 같다고 했다"고 답했다.
이어 "분야별 적합한 직원들을 구성해서 많이 보고 배울 수 있게끔 분위기 쇄신을 해볼까 하는 생각으로 예산을 반영했다"며 "원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공무원들이 많은 걸 보고 느껴야 제대로 사업도 추진하고 정책을 만든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인원 규모는) 저희도 고민했던 부분인데 사실상 10명 정도 가서 배우고 와도 파급 효과가 커지기 쉽지 않다"며 "어느 정도 소통해야 정책 시너지가 가능하다. 시범사업으로만 하면 보고 그냥 좋은 경험만 되겠지만, 많은 인원이 가야 시너지를 낼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강조했다.
"인원 과하다" VS "공무원 해외출장 색안경도 문제"
과천시청 전경. 과천시청 제공
이번 사안에 대해 과천 지역사회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번지고 있는 가운데, 공직사회에서는 '통상적이지 않다'거나 반대로 '지나친 선입견이다'라는 의견 등 엇갈린 반응이 나왔다.
먼저 과천지역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뉴욕을 갈 게 아니라 개발 될 현장을 자주 가서 실태파악부터 하라", "과천과 뉴욕은 도시 태생과 조건, 환경이 정반대인데 하필 뉴욕이냐", "돈이 남아도나" 등 비판 댓글이 올라오고 있다. 일부 게시글에서는 뉴욕 연수 사업에 대한 찬반 투표도 진행 중이다.
인근 한 지자체 관계자는 "특정 목적과 지역을 정해 놓고 수십 명 규모로 해외연수 계획과 예산을 잡는 경우는 일반적이지 않은 방식 같다"고 했고, 또 다른 지자체 관계자는 "정부 포상금을 받거나 자매도시 결연 기념 등으로 여러 직원들이 가는 경우에는 가능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반면 공무원의 해외연수에 대해 지나친 선입견을 경계하는 시각도 있다. 도내 한 지자체 관계자는 "지역 발전을 위해 해외연수가 필요하다면 내실있게 다녀오는 게 맞다"며 "공직자라는 신분 때문에 과도하게 비난을 받는 것도 역차별일 수 있다"고 했다.
과천시의회 예산심사특위는 오는 18일 시의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최종 계수조정을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