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 박종민 기자경찰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트럭 충돌' 사고와 관련해 외부기관의 사고 종합분석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공정성을 담보해 사고 원인을 규명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경찰 내부에선 난감한 분위기도 읽힌다. 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고의 사고설' 등 음모론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일각에서 경찰 수사에 대한 불신까지 제기되자 '황당하다'는 반응도 나온다.
9일 경찰에 따르면 경기남부경찰청과 의왕경찰서, 한국도로교통공단은 지난 6일 사고 발생 현장에서 합동조사를 실시했다. 경찰은 차량 블랙박스와 스키드 마크(노면에 생기는 타이어 흔적)의 길이 등을 분석해 차량의 궤적과 충격 부위 등을 살폈다.
앞서 지난 5일 오후 9시쯤 경기 의왕 과천봉담도시고속화도로 봉담 방면 도로에서 유 전 본부장이 탄 승용차와 8.5톤 트럭이 충돌했다. 당시 트럭은 1차로에서 2차로로, 유 전 본부장의 차량은 3차로에서 2차로로 진로 변경을 했고, 2차로에서 트럭의 조수석 쪽과 승용차의 후미 부분이 충돌했다.
사고 충격으로 유 전 본부장이 탑승한 차량은 반시계 방향으로 반바퀴 회전한 뒤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았다. 유 전 본부장의 차량은 대리기사가 운전했고, 유 전 본부장은 조수석에 탑승했다. 트럭 기사까지 포함해 3명 모두 생명에는 지장이 없으나, 유 전 본부장은 통증을 호소하며 병원치료를 받고 있다.
사건 직후 블랙박스 영상 등을 분석한 경찰은 트럭이 먼저 진로변경을 했고, 유 전 본부장의 차량이 조금 늦게 2차로로 들어섰다고 판단했다. 다만 결론을 내리진 않고 추가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생각에 잠겨있다. 윤창원 기자하지만 온라인을 중심으로 각종 의혹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커졌다. 유 전 본부장이 대장동 개발특혜 의혹으로 재판을 받고 있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비판을 이어가는 중에 발생한 사고가 의심쩍다는 것이다.
트럭 운전자가 고의로 사고를 내려한 것 아니냐는 의혹, 대리기사가 의도했을 수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아직 경찰 수사가 끝나지도 않은 상황에서 수사 결과에 대한 비판까지 나왔다.
사고 당사자인 유 전 본부장의 인터뷰도 논란에 불을 붙였다. 그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이해가 안 되는 사고" "내가 죽는다면 자살은 아니다"라며 사고에 의구심을 내비쳤다.
그러자 경찰 내부에선 난감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단순 사고로 처리될 줄 알았던 사안이 '정치 음모론'으로 변질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외부 여론에 따라서 조사 결과가 달라지는 일은 없겠지만, 괜한 시비에 엮일 것 같다는 부담은 있을 것"이라며 "일반 사고와 같이 조사하고 처리하면 될 일인데, 사고 당사자가 일을 크게 만들고 있다"라고 말했다.
어떤 결론을 내려도 또다른 음모론에 엮이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도 있다. 다른 경찰 관계자는 "트럭이든 승용차든 누가 가해자라는 결론이 나오더라도 누군가는 계속 음모론을 제기하지 않겠나"라며 "사고에 대한 관심은 어쩔 수 없겠지만,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이 계속되고, 경찰에 대한 비판까지 이어지니 당황스럽다"라고 말했다.
경찰은 도로교통공단의 사고 분석서까지 검토해 공정성을 담보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트럭 운전자와 대리기사의 조사 결과를 토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운전자들은 모두 음주운전은 아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