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공식 SNS에 올라온 이정후(왼쪽), 이종범 전 코치 사진. MLB 인스타그램 캡처'바람의 손자' 덕에 '바람의 아들'도 유명세를 타는 분위기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 리그(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합의한 이정후(25)와 아버지 이종범(53) 전 LG 트윈스 코치가 MLB 공식 SNS에 소개됐다. KBO 리그에서 처음으로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최우수 선수(MVP)를 받았다는 점도 강조했다.
MLB는 15일(한국 시각) 공식 SNS에 이정후와 이 전 코치가 나란히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경기 중인 모습의 사진을 게시했다. 그러면서 "KBO 리그 최초의 부자는 MVP 듀오라는 대단한 별명도 가지고 있다"는 글을 남겼다.
현지에서 '바람의 가문'에 대한 관심을 보인 건 이번뿐만이 아니다. 이정후의 계약 이후 다수의 매체들이 이정후를 소개하는 기사들을 쏟아냈다.
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 토마스 해리건 기자는 "2세 스타 이정후는 아버지의 발자취를 따라 야구 스타의 길을 걷고 있다"고 주목했다. 이어 "'바람의 아들'로 알려진 전설적인 유격수 이종범의 아들"이라고 조명했다. 이 밖에도 "이정후의 아버지는 한국 야구의 전설 이종범이다. 아버지의 별명이 '바람의 아들'이었고, 아들 이정후는 '바람의 손자'라는 매력적인 별명을 얻었다"고 다수 매체가 언급한 바 있다.
또 올해 3월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당시에도 미국에서 이 전 코치와 이정후를 주목한 적 있다. 이정후가 태극 마크를 달고 대회에 나서게 되면서 '한국 최초 WBC에 출전한 아버지와 아들'이라는 타이틀도 얻게 된 것이다.
당시 MLB닷컴은 "한국 대표팀의 이정후는 2006년 WBC에 출전한 이종범의 아들"이라고 알렸다. 이정후의 별명이 '바람의 손자'가 된 배경을 덧붙이기도 했다.
이 전 코치는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타자였다. 1994년 리그 MVP를 차지했고 해태 타이거즈의 상징으로 거듭났다. 일본 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건스에서도 활약했다.
한국 대표 타자의 길을 아들 이정후가 물려받았다. 이정후는 2022년 키움 히어로즈 소속으로 KBO 리그 정규 시즌 MVP에 올라 'KBO 리그 최초 부자 MVP' 기록을 달성했다.
앞서 MLB닷컴과 뉴욕 포스트 존 헤이먼, 디애슬레틱의 켄 로젠탈 등 MLB 소식을 전하는 기자들은 지난 13일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 1300만 달러(약 1484억 원)에 입단 합의했다"고 전했다. "계약서에 4년 뒤 옵트아웃(구단과 선수 합의로 계약 파기) 조항이 포함됐다"고도 덧붙였다.
아직 샌프란시스코 구단 측의 공식 영입 발표가 난 것은 아니다.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가 메디컬 테스트를 통과하면 영입을 공식 발표할 계획이다.
현지 지역지 '샌프란시스코 클로니클'은 지난 14일 "이정후는 현지 시간으로 목요일에 신체검사를 받는다"는 소식을 알려왔다. 이정후가 무리 없이 계약을 완료해 빅 리그에 입성하면 '바람의 가문'은 '한국 야구 최초로 국외 리그에 진출한 부자'라는 빛나는 수식어를 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