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연합뉴스박상우 국토교통부장관 후보자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퇴임 후 새 회사를 차린 뒤 약 2억 8천만 원에 달하는 LH연구용역 사업을 수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순살 아파트' 논란 이후 국토부가 전관 사업 수주를 원천 규제하겠다고 나선 만큼, 박 후보자의 국토부장관 임명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실(서울 동작갑)이 LH로부터 제출받은 'LH 베트남 산업단지 활성화를 위한 운영관리계획 수립 연구' 관련 자료에 따르면, 박 후보자가 공동설립한 (주)피앤티글로벌은 지난해 9월 LH가 발주한 2억 7800만 원 규모의 연구 용역 계약을 체결했다.
(주)피앤티글로벌은 박 후보자가 2019 4월 LH 사장에서 퇴임한 직후 2020년 2월 설립한 건설·교통 관련 컨설팅, 임대업 회사다. 설립 후 매년 2~3억 원씩 매출을 올렸지만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4천~7천만 원에 머물렀다. 그러다가 지난해 베트남 산업단지 연구사업을 수주하면서 그해 매출액이 8억 원으로 뛰었다.
문제는 3년 전까지 LH 사장이었던 박 후보자가 회사를 세운 뒤 LH가 발주한 연구용역을 수임하는 게 전관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는 점이다. 다만 내규에 따르면, LH는 5년 이내 퇴직자와의 수의계약은 전관 수임으로 보지만 경쟁입찰의 경우 제한하지 않는다. (주)피앤티글로벌의 경우 경쟁입찰을 통해 수임했기 때문에 전관은 아니라는 것이다. 당시 법무법인 화우도 경쟁입찰에 참여했다.
최근 전관을 비롯한 '카르텔 혁파'를 추진 중인 국토부의 방향과도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른바 '순살 아파트' 논란 이후 국토부는 지난 12일 LH 자체 혁신 방안을 발표하며 전관 사업 수주를 뿌리 뽑겠다고 밝힌 바 있다. 2급 이상으로 퇴직한 전관이 퇴직한지 3년 이내 재취업한 업체는 입찰 참가를 제한하겠다는 내용 등이 골자다.
이와 관련해 김병기 의원은 "국정감사 등을 통해 누차 전관 수주 사업에 대해 지적해 왔지만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김 후보자가 실제 전관으로 해당 사업을 따온 건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