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지방노동위원회의 순천만잡월드 부당해고 판결 관련 1월 12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해고자 이복동 씨가 발언을 하고 있다. 박사라 기자 ▶ 글 싣는 순서 |
①2023년 여수, 의대 분원 논란부터 섬박람회 준비까지 ②2023년 순천, 잡월드 농성부터 동부청사 개청까지 (계속) |
전남 순천에서는 눈발이 날리던 새해 첫 날부터 순천만잡월드 노동자들의 노숙농성이 해를 넘기며 이어졌습니다.
순천만잡월드 위탁사인 ㈜드림잡스쿨가 지난해 11월 전체 직원 60여 명 중 20명을 경영상 이유로 정리해고 하겠다고 밝힌 이후 6명에 해고를 통보하자 노조가 엄동설한에 거리로 나온 겁니다.
결국 이들은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했고 지노위가 노동자들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1월 16일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경전선 도심 통과 구간인 남정 건널목을 찾아 노관규 시장으로부터 의견을 듣고 있다. 박사라 기자 2월은 도심을 통과하는 경전선 사업을 놓고 지역사회가 떠들썩했던 가운데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방문으로 일단락되는 모양새였습니다.
원 장관은 16일 경전선 대표 구간인 순천시 남정 건널목을 찾아 기존에 도심을 관통했던 경전선 노선을 우회하도록 변경 추진하겠다고 밝힌 겁니다. 원 장관은 이날 "순천 시민의 염원을 받아들여 전면적인 검토를 하겠다"며 "우회를 하면 최소한 천억 원이 넘는 예산이 들어가는데 정부가 책임지겠다"고 말했습니다.
경전선 전철화 사업은 광주~순천~부산을 잇는 개량화 사업이지만 순천 구간이 도심을 가로지르는 현행 노선에 추진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지역사회의 반발이 거셌습니다.
순천 송광면 산불 진화 현장. 박사라 기자 3월은 순천 송광면에 산불이 나 축구장 약 200개에 달하는 150ha에 달하는 임야가 소실됐습니다.
산림당국은 최고 단계인 '산불 3단계'로 격상하고 산불 발생 27시간 만에 진화했습니다.
산불 피해가 우려되며 마을회관 등으로 대피했던 마을 주민 89명은 모두 무사히 귀가했으며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4월 1일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의 막이 올랐습니다. 10월 31일까지 7개월 간의 대장정을 펼친 박람회는 목표 관람객 수 800만 명을 넘은 900만 명을 기록하며 성료했습니다. 특히 개막식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참석해 관심을 모았습니다.
3월 31일 열린 2023순천만국가정원박람회 개막식에 입장하고 있는 윤석열대통령과 김건희여사. 순천시 제공올해 하반기에는 크고 작은 사건사고도 잇따랐습니다.
5월은 광주전남에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으로 첫 기소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광양의 한 하청업체 근로자가 금속파이프를 지게차로 옮기는 작업 중 파이브 사이에 끼여 숨진 사고와 관련해 원청 업체 대표이사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겁니다.
대표는 첫 공판에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를 전면 부인했으며, 다음 재판은 2024년 1월 11일 오후 2시 같은 법정에서 열립니다.
6월에는 순천 출신 부영그룹 이중근 회장이 고향 주민들과 동창 등 수백 명에게 1명 당 최대 1억 원을 전달해 온 동네가 떠들썩했습니다.
이 회장은 "마을을 지켜준 주민들에게 감사하다는 의미로 선물을 하고 싶다"며 자신의 고향인 순천시 운평리 주민 280여 명에게 1명 당 2600만 원부터 1억 원까지 현금을 전달했으며, 이후에도 동창생들에게 1억 원씩을 전달한 소식이 전해지며 전국적인 화제가 됐습니다.
전남도청 동부권 통합청사. 동부청사 제공9월에는 전남 동서부 균형발전을 견일할 전라남도 동부권 통합청사가 개청했습니다.
김영록 전남도지사의 민선 8기 공약 중 하나인 동부권 통합청사는 1일 순천 신대지구 동부청사 내 이순신 광장에서 '세계 속의 전라남도, 도약의 터 동부청사'라는 새로운 비전을 선포하며 개청식을 열었습니다.
이에 따라 환경산림국 6과 130명에서 일자리투자유치국, 문화융성국, 여순사건지원단이 더해져 총 4국 13개 부서 320명으로 체제가 확대됐습니다.
동부청사는 동부권에 여수국가산업단지, 포스코, 나로우주센터 등 주요 산업기반이 있는 만큼 지역의 미래첨단산업 등 핵심 사업들을 집중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며, 특히 여순사건지원단 이전으로 여순사건 희생자와 유족의 아픔을 함께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김영록 전라남도지사가 9월 1일 개청한 전라남도 동부청사 이순신강당에서 동부청사 미래비전 슬로건을 화폭에 담는 캘리그라피 퍼포먼스를 내빈들과 함께하고 있다. 전남도 제공10월에는 여순사건부터 납북어부 재심까지 억울한 희생자들의 명예획복을 위한 유의미한 선고로 관심을 모았습니다.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형사1부 허정훈 재판장은 여순10·19사건 제75주기인 19일, 1948년 여순사건으로 처형된 고 박채영, 심재동, 박창래, 이성의 등 민간인 희생자 4명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이번 재판은 2019년 대법원이 여순사건 민간인 희생자에 대한 재심 개시를 결정한 뒤 내려진 네 번째 무죄 판결입니다.
재판부는 "여순사건 당시 군경에 의한 민간인들에 대한 체포감금이 일정한 심사나 조사도 없이 무차별적으로 이루어졌고 그 후 조사과정에서 비인도적인 고문이 자행된 사실이 인정된다"며 "그동안에 심적으로 많이 고생하신 것으로 안다. 무죄가 선고됐으니까 그간의 원한을 푸셨으면 한다"고 유족을 위로했습니다.
75년 만에 울려퍼진 여순사건 무죄 판결에 유족들이 만세를 외치고 있다. 박사라 기자 간첩으로 몰렸던 납북 귀환 어부도 5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법원은 26일 반공법 위반죄 등이 확정된 납북 어부 5명에 대한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이들은 1971년 동해에서 조업하다가 북한 경비정에 의해 납치돼 북한으로부터 풀려나 고향 여수에 돌아왔지만, 북한에서 간첩 지령을 받은 뒤 의도적으로 풀려나 국가보안법 등을 위반했다며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재판부는 "탁성호 전원은 불가항력적으로 납북되었음이 명백하다"며 "범죄자가 아니라 오히려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국민으로 기려야 할 것이다"고 밝혔습니다.
11월에는 순천시 아랫장에서 70대 남성이 윷놀이 도박으로 돈을 잃고 실랑이를 벌이다 휘발유를 붓고 숨졌습니다.
18일 오후 6시 37분쯤 순천시 풍덕동 아랫장 공터에서 함께 윷놀이 도박을 하던 A(72)씨는 B(72)씨와 실랑이를 벌이던 중 휘발유에 불을 붙이고 숨졌습니다. B씨는 전신 2도의 화상을 입었습니다.
A씨는 그동안 잃은 돈 때문에 억울해 하다 휘발유를 가져왔고 B씨에게 "네가 속임수를 부려서 내가 돈을 잃었으니 돈을 돌려내라"며 실랑이를 벌이던 중 휘발유가 쏟아지며 참극이 빚어졌습니다.
변호사비를 대신 내준 혐의로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 받은 허석 전 순천시장이 항소심에서 대폭 감형을 받고 기사회생했습니다.
허 석전 시장은 지난 2022년 11월 지역신문 대표 시절 국가보조금을 유용한 혐의로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함께 재판을 받은 신문사 관계자들의 변호사비를 대신 내준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항소심인 광주고법 제1형사부는 30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벌금 300만 원을 선고 받은 허 전 시장에 대해 벌금 9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이대로 형이 확정되면서 허 시장은 내년 총선에 출마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졌습니다.
지난해 1월 광주법원에 들어가고 있는 허석 전 순천시장. 박사라 기자 12월은 50대 지적장애 조카를 수십 년 간 돌봐온 70대 여성이 숨진 지 뒤늦게 발견되면서 순천시의 구멍난 복지 시스템이 도마에 올랐습니다.
70대가 숨진 채 발견됐을 당시 시신은 부패했으며 A씨와 함께 살던 지적장애인 조카 B(54)씨는 침대에 누워 거동하지 못해 끼니를 챙기지도 못한 상태로 발견된 겁니다.
그러나 현재 순천시의 경우 위기가구 관리 업무만 봤을 때 공무원 1명이 280여 가구를 맡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에 전국적으로 소외된 죽음이 문제가 되면서 서울 등 수도권 일부 지자체는 고독사 관련 부서까지 만드는 등 관련 정책을 확대하는 추세인 만큼 순천시도 촘촘한 복지안전망을 위한 인력 개편 등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