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피(AP)테크놀로지(신철수 대표)는 모유올리고당(HMO) 전문 기업이다.
에이피테크놀로지는 사람의 모유에 존재하는 모유올리고당의 제조 공정을 개발하고, 이를 이용해 식품, 화장품, 의약품 등 적용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특히 모유올리고당 핵심 성분인 '투에프엘'(2'-FL‧퓨코실락토스)에 집중하고 있다.
AP, 모유올리고당 2'-FL(면역증진 및 두뇌 발달 성분) 최초 생산
2'-FL은 사람의 모유에만 존재하는 희귀당이다. 체내에서 염증성 물질 분비 억제, 장내 유익균총 마이크로바이옴 형성 등 면역 증진과 두뇌 발달에 기여한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생아에게 생후 24개월까지 모유 수유를 권장하는 이유다.
2'-FL은 모유에 포함된 약 200여종의 모유올리고당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우유 등 포유류의 젖에는 극미량만 존재해 모유 수유 외에 대체가 어려운 물질이다.
에이피테크놀로지는 식품용 생산균주(코리네박테리움)를 기반으로 2'-FL을 전세계 최초로 생산해낸 기업이다.
에이피테크놀로지가 생산하고 있는 모유올리고당(HMO) 제품. 박철웅 PD신철수 대표는 "2'-FL의 생산기술을 보유한 기업은 세계적으로 몇 안 된다"며 "더욱이 경쟁사와 다르게 생산균주의 안정성으로 2'-FL의 대량 생산이 가능해 경제성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2001년 설립돼 단백질 공정 연구를 전문으로 해온 에이피테크놀로지는 2016년 2'-FL 제조기술을 서진호 서울대 교수 연구팀으로부터 기술이전을 받은 뒤 이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이후 50여 건의 국내외 특허를 바탕으로, 2019년에는 경기도 화성에 HMO 생산 공장(연 100톤 생산 규모)을 세워 제품 생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 대표는 "지난 20년은 내실을 다지는 시간이었다면 이제는 실질적인 성과를 내는 시기가 됐다"며 "내년에는 코스닥 상장도 성공적으로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AP의 주력은 2'-FL 관련 건강기능식품인 '맘스타민'과 영유아용 조제분유다. 다만 6종의 맘스타민 라인업의 경우 아직 국내 허가를 받지 못했지만, 해외 수출에서는 이미 성과를 내고 있다. 올해 신라 온라인 면세점에 입점한 데 이어 앞서 입점한 미국 아마존과 알리바바, 싱가포르, 베트남 등 여러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를 확대하고 있으며 올 상반기 판매량이 전년 대비 80% 증가했다.
2021년에는 모유올리고당 2'-FL이 함유된 분유를 매일유업과 협업을 통해 국내 최초로 출시했다. 분유첨가제로서 2'-FL의 글로벌 시장규모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신 대표는 "산업적 생산효율과 안정성이 높은 AP의 기술력을 감안하면 글로벌 2'-FL 시장의 30% 이상은 달성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며 "우선 2025년 1조원으로 예상되는 글로벌 모유올리고당 소재 시장에서 15~20% 점유율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이피테크놀로지 신철수 대표. 박철웅 PD모유올리고당, 영유아 뿐 아니라 성인도 도움
모유 수유를 보장하기 위해 미국에선 지난 4월 유축법(Pump Act)이 제정됐다. 해당 법에 따라 고용주는 모유 수유를 하는 여성 노동자에게 유축할 수 있는 장소를 의무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하지만 모든 여성이 모유올리고당 2'-FL이 포함된 모유를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모체 유전에 따라 25% 정도는 2'-FL 분비 효소가 없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AP테크놀로지 관계자는 "한국 사람 유전자에는 3분의 1 정도가 모유올리고당을 못 만들어낸다"며 "그래서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진단 키트를 만들어서 모유올리고당 분비가 안 되는 분들에게는 2'-FL이 포함된 분유를 통해서라도 아이가 섭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또 "모유올리고당이 신생아에게도 중요하지만 성인에게도 필요한 성분"이라고 했다.
그는 "모유를 평생 섭취할 수 있다면 모유의 영양을 계속 섭취할 수 있겠지만 그것은 생리학적으로 불가능하다"면서도 "1900년 초에 연구를 시작해 100년 이상의 긴 연구 끝에 복잡한 구조를 가진 모유올리고당을 대량 생산할 수 있게 됐고 장건강 개선, 면역력 향상, 뇌발달에 도움이 되는 모유올리고당이 함유된 다양한 건강기능식품을 성인들도 체감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고 강조했다.
모유올리고당 성분을 활용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박철웅 PD지적재산권 방어에 경기TP 도움 커
바이오벤처기업으로 출발한 AP테크놀로지는 회사 특성상 지적재산권에 대한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했다. AP는 경기 테크노파크(TP)로부터 특허 관리의 지원을 받았다.
회사 관계자는 "포트폴리오를 짜고 향후 경쟁사들로부터 어떤 지적재산권에 대한 공격을 받을지 예측하고 방어벽을 만드는 데 집중을 많이 하고 있다"며 "특허에 관련해서는 회사내 변리사가 있는 것도 아니라 보다 전문적인 도움을 받기 위해 경기tp의 지원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 특허 출원에 드는 많은 비용은 중소기업에 큰 부담인데 전체적인 특허 전략 수립에 있어서 자체 비용만으로는 힘들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