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붕괴 사고가 발생한 청주시 눈썰매장. 최범규 기자충북 청주시에서 발생한 눈썰매장 시설물 붕괴 사고를 놓고 예견된 인재라는 시각이 나온다.
무너진 승강로가 얇은 철골에 비닐을 덧씌운 통로 형식으로 만들어졌는데, 그 위에 두께 15㎝가 넘는 두꺼운 눈이 쌓여있었던 이유에 의구심이 남는다.
눈썰매장을 청주시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는 A업체는 인공적으로 통로 위 눈을 만든 게 아니라는 입장이다.
A업체 대표는 "간헐적으로 눈이 내렸고, 며칠 동안 영하 13~14도에 달하는 강추위가 이어졌다"며 "통로 위에 쌓인 눈이 녹지 않고 계속 쌓여가기만 했다"고 말했다.
이어 "여기에 인근에서 제설(製雪) 작업이 진행되다 보니 인공 눈발까지 더해졌다"며 "쌓인 눈을 제거하려면 별도의 장비를 투입해야 하는데, 오는 26일 눈을 제거할 계획이었다"고 덧붙였다.
23일 개장 전 청주시 눈썰매장. 청주시 제공하지만 해당 통로를 인공 눈으로 뒤덮어 조성했다는 게 상당수 이용객들의 시각이다.
개장 당일인 23일 눈썰매장을 방문한 유모씨는 "겨울 분위기를 내기 위해 통로를 눈으로 뒤덮었다고 생각했다"며 "무너질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은 미처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용객 한모씨는 "철골만으로는 눈덩이 무게를 이기지 못할 것이란 생각은 상식"이라며 "비닐 위에 쌓인 눈을 수시로 치우지는 못할망정 인공 눈을 일부터 뿌린 것이라면 사고 유발을 자초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24일 오후 4시 30분쯤 청주시 상당구 지북동 눈썰매장에서 승강로 위에 설치된 비닐 통로가 무너졌다.
이 사고로 A(26·여)씨와 B(10)군이 의식이 없는 상태로 30여분 만에 구조됐고, B군의 아버지인 C(46)씨는 허리를 다쳤다.
A씨와 B군은 심폐소생술로 다행히 의식을 찾고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당시 비닐 통로에는 10여 명이 있었지만, 나머지 이용객들은 사고 직후 자력으로 탈출해 큰 부상을 입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