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제공청년 근로자가 중소기업에 3년 근무하면 기업과 정부가 돈을 얹어 목돈을 마련해주는 지원 사업이 시행 1년도 안돼 폐지됐다.
문재인 정부 시절 시작됐던 제도를 개선하겠다며 윤석열 정부의 중소벤처기업부가 혜택과 지원 대상을 줄인 뒤 이마저도 1년을 넘기지 못하고 없앤 것이다.
문제의 사업은 중기부의 '청년재직자내일채움공제 플러스'사업이다. 일부 업종의 소규모 중소기업에 6개월 이상 재직중인 연소득 3600만원 이하 청년 근로자가 3년 동안 600만원을 적립하면 해당 중소기업과 정부도 각각 600만원씩을 내서 총 1800만원을 만들어 주는 사업이다.
중소기업으로 청년 근로자의 취업과 장기 재직을 유도하고 재산 형성에도 도움을 주려는 취지로, 지난해 3월부터 신규 가입자를 모집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새해부터는 신규 가입자를 모집하지 않는다. 예산이 배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중기부는 지난해 이 사업을 위해 예산을 신청해 198억원을 배정받았는데, 올해는 신규 가입 지원 예산은 빼높은 채 기존 가입자 지원 예산만 신청했다.
결국 기존 가입자 유지를 위한 예산 140여 억원만 배정돼 새해부터는 신규 가입자를 받을 수 없게 됐다. '플러스' 사업이 폐지되는 셈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지난해 1만 5천명 가입자를 목표로 '플러스' 사업을 시작했지만 5천명 모집에 그쳤다"며 "사업이 정리되게 됐다"고 밝혔다.
이처럼 신규 가입자 모집이 저조한 것은 '플러스' 사업 시작 때부터 예견됐었다. 기존 사업(청년재직자내일채움공제)의 지원 대상과 혜택을 대폭 줄였기 때문이다. 기존 사업의 경우 가입 대상은 중소 중견기업 청년 근로자이면 됐으나 '플러스' 사업에서는 건설, 제종업종의 50인 미만 중소기업이면서 연소득 3600만원 이하 청년 근로자로 대폭 축소했다.
여기에 근로자와 기업, 정부 분담률도 기존 1:1.7:1.5에서 1:1;1로 조정해 청년 근로자의 부담률을 오히려 높였다.
이처럼 혜택과 지원 대상을 줄이자 사업을 페지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집중제기됐었다.
플러스 사업을 발표한 지난 2022년 중기부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성환, 양이원영 의원이 문제를 제기하자 이영 당시 중기부 장관은 "사업 자체를 없애는 것이 아니다"며 "플러스 사업이 잘 정착되도록 지원하겠다"고 답변했다. 김용민 의원의 관련 질의에도 "'플러스' 사업의 전체적인 혜택의 양이 원래 있었던 내일채움공제 수준으로 올라갈 수 있도록 잘 관리를 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전 장관의 이같은 입장은 1년이 지난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는 180도 달라졌다.
이 전 장관은 "중기부만 할 필요가 있는 것은 아니다"며 "(사업의)생명력에 있어서는 재설계가 필요하면 봐야 한다"고 밝힌 뒤 금융위원회의 '청년도약계좌'사업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청년도약계좌사업은 윤 대통령 공약사항으로, 만 19~34세 청년이 월 40만~70만원을 납입하면 소득에 따라 정부가 납입액의 3~6%를 보태 5년 후 5천만원의 목돈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한 상품이다.
하지만 이는 청년 '근로자'를 위한 것도 아니고 '중소기업'을 위한 것도 아닌 보편적 청년층의 자산 형성을 위한 고금리 금융상품일 뿐이다. 중기부의 역할을 금융위에 떠넘긴 셈이다.
중기부의 근시안적이고 갈팡질팡하는 모습에 여당인 국민의힘 의원도 비판적 임장을 보였다. 지난달 열렸던 오영주 신임 중기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국민의힘 이종배 의원은 당시 오 후보자가 '청년도약계좌'를 대안으로 제시하자 "청년도약계좌는 중소기업에 근무하든 안하든 상관 없는 것 아니냐"며 "(공제) 사업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