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경주 중앙시장에 전기가 다시 들어와 환하게 밝아진 모습. 사흘 간 정전이 발생하자 문을 열지 않은 상가도 보인다. 문석준 기자경북 경주지역 최대 전통시장인 중앙시장에 새해 첫날부터 정전이 발생해 상인과 시민들이 사흘 동안 큰 불편을 겪었다.
정전 원인은 쥐가 고압전선을 갉아 먹으며 발생한 합선으로 확인돼 전통시장 전기 시설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이 요구되고 있다.
경주시와 중앙시장 상인 등에 따르면 새해 첫날인 지난 1일 밤 9시쯤 중앙시장에 정전이 발생했다.
신고를 접수한 한국전력은 이날 밤 긴급 출동했고, 중앙시장상인회는 고장 원인으로 추정되는 자동고장구분개폐기(AISS)를 교체했다. AISS는 시장 상가 지하에 있는 변전실에 있다.
AISS 교체를 완료하고 전기를 다시 연결했지만 이번에는 중앙시장 인근 전신주의 '고압 전류 제한 퓨즈'가 내려갔다. 고장 원인 분석이 잘못돼 고압 퓨즈가 중앙시장에 전기를 보내는 길목을 차단한 것이다.
경주 중앙시장 정전 사태의 원인으로 지목된 쥐가 갉아먹은 고압전선 모습. 경주시 제공이에 한국전기안전공사와 중앙시장상인회가 대대적인 점검을 실시한 결과 정전 원인은 쥐가 고압전선을 갉아먹으면서 합선이 발생했기 때문으로 확인됐다.
상인회는 고압전선 교체작업에 들어가 정전이 발생한지 40시간 만인 3일 낮 12시 15분에야 복구를 완료했다.
그러나 새해 첫날부터 정전이 발생하면서 중앙시장 상인들의 불만과 피해는 커지고 있다.
중앙시장은 1983년 개설된 상가건물형 시장으로 600여 개 점포와 100여 명의 노점상이 영업하고 있는 경주지역 최대 전통시장이다.
특히 지난 2일은 올해 첫 중앙시장 장날(2일, 7일)이었지만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대부분의 상가가 제대로 영업하지 못하며 피해 규모를 더욱 키웠다.
경주시를 비롯한 관계기관이 경주 중앙시장 고압전선 교체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경주시 제공양곡상을 운영하는 김모(72)씨는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가게와 통로가 어두컴컴한데다 난방기구를 사용하지 못해 오전에 잠시 있다 장사를 접었다"며 "시장 안쪽에 있는 상가들은 대부분 장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야채점 상인 박모(70)씨는 "정전으로 상가 내부가 너무 어두우니 손님들도 들어오지 않아 마치 귀신의집 같았다"며 "안 그래도 경기가 나빠 살기가 팍팍한데 새해 첫 장부터 장사를 못하니 분통이 터진다"고 전했다.
경주시는 다른 전통시장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대대적인 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다.
경주시 관계자는 "앞으로 같은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한전을 비롯한 관계기관과 시설을 철저히 점검하고, 현황도 파악해 사전 조치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