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봄' 이모개 촬영감독이 찍은 현장 사진. 이른바 '전두광 화장실 신'을 위해 배우 황정민과 김성수 감독이 치열하게 논의하고 있는 모습.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12·12 군사반란을 다룬 영화 '서울의 봄'에서 수많은 관객을 분노하게 한 '전두광 화장실 신'은 어떻게 탄생했을까.
'서울의 봄'(감독 김성수) 측이 화장실 장면의 촬영 당일, 현장에서 이모개 촬영감독이 직접 찍은 황정민과 김성수 감독의 모습을 담은 비하인드 스틸을 공개했다.
개봉 전 김성수 감독의 인터뷰 때부터 가장 많은 질문이 나왔던 장면은 단연 군사반란 성공을 기뻐하는 전두광의 화장실 단독 신이었다. 반란의 성공을 홀로 기뻐하는 듯한 희열과 광기까지 소름 끼치는 명연기로 그려낸 황정민의 호연으로도 많은 관객의 관심을 끌고, 분노를 자아낸 장면이기도 하다.
김성수 감독은 인터뷰와 관객과의 대화(GV) 등에서 이 장면의 연출 의도에 관해 "'악'이 탄생하는 순간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콘티와 시나리오상에는 디테일한 묘사가 생략돼 있었다. 이에 해당 장면을 어떻게 연기하고 찍을지를 두고 배우와 감독이 장시간 치열하게 난상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이에 카메라도 멈춰 설 수밖에 없었다.
'서울의 봄' 측은 "촬영이 멈췄지만, 스태프들은 불안해하기보다 앞다투어 두 사람의 모습을 관찰하고 사진을 찍으며 지켜보았다"고 당시의 모습을 전했다.
'서울의 봄' 이모개 촬영감독이 찍은 현장 사진. 이른바 '전두광 화장실 신'을 위해 배우 황정민과 김성수 감독이 치열하게 논의하고 있는 모습.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번에 공개된 사진은 카메라가 켜져 있는 상황에서 화면 양쪽에 자리 잡은 감독과 배우의 모습을 이모개 촬영감독이 직접 찍은 모습이다. 사진 속에는 두 사람의 치열했던 순간이 고스란히 담겼다.
김성수 감독은 황정민이 화장실 신을 어떻게 찍기로 했는지에 관해서 논의가 끝난 후에도 촬영감독에도 함구했다. 전두광이 본격적인 악으로 가는 돌아올 수 없는 선을 넘는 순간의 생생함이 그 순간을 처음 만난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기길 원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이모개 촬영감독은 화장실 세트에 전두광이 들어서는 장면부터 그의 움직임을 따라잡고, 인물의 에너지까지 고스란히 포착, 카메라에 '악의 탄생' 그 순간을 리얼하게 담아낼 수 있었다.
'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 12일 수도 서울에서 일어난 신군부 세력의 반란을 막기 위한 일촉즉발의 9시간을 그린 영화로, 전국 극장에서 절찬 상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