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대통령 고(故) 전두환 씨. 윤창원 기자KBS 내부에서 고(故) 전두환 씨에 대한 호칭을 전두환 전 대통령으로 통일하라는 일방 지침이 내려온 가운데 그 배경이 전해졌다.
익명의 관계자에 따르면 일간 뉴스 방송 최종 책임자인 김성진 통합 뉴스룸 방송 주간은 5일 회의에서 전 씨 호칭을 전 대통령으로 통일하라는 지침에 대한 배경을 설명했다. '전두환 씨'라는 호칭은 특정 인물에 대해 판단이 필요하다는 관점을 제시하면서 '일방 지시'가 아닌 '공지'를 한 것이었다는 해명이다.
김 주간은 전날 사내 보도 정보(기사 작성 시스템)에 전체 부서 공지로 고인의 관련 호칭을 '전두환 전 대통령'으로 통일하라고 지시했다. 이 공지에서 "'전 대통령'은 존칭이 아니라 대한민국 11·12대 대통령을 지냈던 사람에 대한 지칭일 뿐"이라면서 "김일성을 주석으로 부르고, 김정일을 국방위원장으로 부르고, 김정은도 국무위원장으로 부르는데 전두환만 씨로 사용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한 결과, KBS 내부에서는 통상 논란이 되는 호칭을 기자들끼리 토론과 합의로 정리를 해왔다. '전두환 씨' 호칭 역시 2020년 보도본부 기자들 사이 논의를 거쳐 결정된 사안이다. 그런데 갑자기 이를 변경하라는 일방적인 지침이 내려져 내부에서도 파장이 예상된다.
김 주간은 평기자 시절이던 2021년에도 사내 게시판에 이와 비슷한 취지로 전두환 호칭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2년이 지나 책임이 있는 자리에서 호칭에 대한 방송 지침까지 내린 것이다. 특히 KBS는 최근 사장 인선을 놓고 진통을 겪었던 터라 이번 지침을 놓고 더욱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현재 보수 언론을 제외한 주요 방송사 및 일간지들도 '전두환 씨'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돼 전직 대통령 예우를 박탈 당했다는 헌법적 근거를 적용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