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배 후 아쉬워하는 KB손보 선수단. KOVO 제공프로배구 남자부 KB손해보험은 시즌 초 12연패의 쓰라린 기억이 가시기도 전에 또 6연패에 빠져 있다. 분위기 반전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에서 연패 직전 마지막으로 승리를 거둔 상대 대한항공을 만난다.
KB손보는 9일 경기 의정부체육관으로 대한항공을 불러들여 도드람 2023-2024 V-리그 4라운드 경기를 벌인다. 이 경기에서 반드시 승리가 필요하다. KB손보는 지난해 12월 14일 현대캐피탈 원정 경기를 시작으로 6연패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연패도 연패지만 더 심각한 문제는 최근 5경기에서 1세트도 따내지 못했다는 점이다. 5경기 연속 세트 스코어 0 대 3 셧아웃 패를 당하고 있다.
그사이 다른 팀들과 승점 차는 크게 벌어졌다. KB손보가 이번 시즌 21경기를 치러 3승밖에 이기지 못하며 리그 최하위에 머문 동안 다른 팀들은 차곡차곡 승점을 쌓아왔다.
KB손보의 승점은 14뿐. 남자부 7팀 중 승점 20이 되지 않는 유일한 팀이다. 6위 한국전력(10승 11패·승점 29)과 순위는 1계단 차이지만 승점은 15나 차이 나는 실정이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함께 연패 수렁에 빠졌던 현대캐피탈이 감독 경질 후 현재 5연승을 올리며 4위(9승 13패·승점 31)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비슷한 기간 6연패를 기록했던 OK금융그룹도 최근 3연승으로 승점 30(5위·11승 10패)을 쌓았다.
이번 시즌 2번이나 장기간 연패를 당하고 있는 사령탑 후인정 감독은 지난 4일 현대캐피탈전 패배 후 "더 과감한 플레이가 필요할 때 범실이 나올까 봐 선수들이 불안해 하는 점이 있다"며 선수들의 심리 위축을 패인으로 꼽았다. 그러면서 "연패가 길어지고 승리를 많이 따지 못하다 보니까 이런 상황이 나온다"며 한숨을 쉬었다.
또 지난 5연패 기간엔 주요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지기도 했다. 먼저 주전 세터 황승빈이 지난해 말 눈에 공을 맞아 부상을 입어 한동안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또 토종 주포 황경민도 허벅지 부상 탓에 직전 경기에 결장했다.
지난해 12월 10일 대한항공을 상대로 승리한 후 환호하는 KB손보 선수단. KOVO 제공그럼에도 이번 경기를 통해 분위기를 끌어올려야 한다. 다행인 점은 KB손보의 3승 중 1승이 대한항공전이었다는 점이다. 이는 심리적으로 위축된 선수단에 자신감을 북돋을 수 있다.
KB손보는 지난해 12월 10일 3라운드 대한항공 원정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 대 1 완승을 거둔 기억이 있다. 이날 외국인 에이스 안드레스 비예나(등록명 비예나·194cm)가 43점을 맹폭했고, 홍상혁도 공격 성공률 68.42%를 기록하며 14점으로 승리에 기여했다.
KB손보가 믿을 구석은 역시 비예나다. 팀의 침체된 분위기 속에서도 비예나의 기세만큼은 꺾이지 않고 있다. 비예나는 이번 시즌 567점을 올리며 남자부 득점 순위 2위에 올라 있다. 공격 성공률도 53.62%로 리그 3위에 랭크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