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노컷뉴스

태영건설 사태 고비는 넘겼지만…'부동산 PF 불안' 지속

경제 일반

    태영건설 사태 고비는 넘겼지만…'부동산 PF 불안' 지속

    핵심요약

    태영건설 워크아웃, 진통 끝에 개시
    '법정관리' 최악 상황 피해
    정부 "금융시장 비교적 안정 흐름"

    정부와 금융당국이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과 관련해 태영 측에 4가지 자구노력을 조속히 이행할 것과 추가 자구안 제시 등을 통해 채권단 신뢰를 얻도록 당부한 8일 서울 여의도 태영건설 본사. 이날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태영그룹은 이날 오전 11시께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 중 잔여분 890억원을 태영건설에 지원했다. 박종민 기자정부와 금융당국이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과 관련해 태영 측에 4가지 자구노력을 조속히 이행할 것과 추가 자구안 제시 등을 통해 채권단 신뢰를 얻도록 당부한 8일 서울 여의도 태영건설 본사. 이날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태영그룹은 이날 오전 11시께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 중 잔여분 890억원을 태영건설에 지원했다. 박종민 기자
    태영건설 채권단이 진통 끝에 워크아웃 개시를 결정하면서 위기 확산을 둘러싼 시장 긴장은 한층 완화되는 기류다. 그러나 고금리·고물가 환경 속에서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을 둘러싼 불안은 이어지고 있다.
     

    정부 "태영건설 사태, 리스크 전이 가능성 제한적"

    태영건설 채권단은 지난 11일 금융채권자협의회에서 96.1%의 동의로 워크아웃 개시를 결정했다. 이로써 '태영건설 법정관리'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 법정관리 수순을 밟게 되면 공사대금 등 상거래채권까지 동결되고 자금 지원도 이뤄지지 않아 협력업체 등의 큰 피해와 시장 충격이 예상됐었다.
     
    재정·금융·통화당국 수장들은 12일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간담회를 열어 국내 금융시장이 비교적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하며 "해외투자자들도 이번 사태를 국내 부동산 PF 시장의 질서 있는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해석하며 타 부문으로의 리스크 전이 가능성은 제한적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는데 인식을 함께 했다"고 밝혔다. 전날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태영건설 사태가 부동산, 건설업의 위기로 번져서 시스템 리스크로 변할 가능성은 적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태영건설 워크아웃 개시 여부가 결정되는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태영건설의 모습. 연합뉴스태영건설 워크아웃 개시 여부가 결정되는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태영건설의 모습. 연합뉴스
     이번 워크아웃 개시 결정으로 4월11일까지 3개월 동안 태영건설에 대한 금융사들의 채권 행사가 유예되며, 필요하면 한 달 연장될 수 있다. 유예 기간 동안 채권단 선정 회계·법무법인의 태영건설 자산·부채 실사와 이를 토대 삼은 기업 개선 계획 수립 작업이 이뤄진다. 이 계획엔 태영건설 관련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별 채무 조정·자금 지원을 비롯한 처리 방안도 담기게 된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분양이 완료된 태영건설 사업장의 공사는 예정대로 진행될 수 있도록 철저히 관리하고, 분양이 진행 중인 곳도 안정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강조했다. 태영그룹의 자구 약속 불이행, 태영건설의 대규모 추가 부실 발견 등 변수가 없다면 수립된 개선 계획을 기반으로 5월11일 채권단의 공동 관리 절차가 시작된다.
     

    부동산 경기 침체에…시장 불안은 '계속'

    건설업·금융권의 '도미노 위기'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던 태영건설 사태가 이처럼 한 고비를 넘어가고 있지만, 'PF대출 부실화'를 둘러싼 시장 불안은 여전하다. 한국은행의 지난달 금융안정보고서를 보면 작년 3분기 말 금융권 부동산PF 대출 잔액은 134조3천억 원으로 2020년 92조5천억 원 대비 41조8천억 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연체율은 0.6%에서 2.4%로 크게 뛰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지난 5일 건설동향브리핑을 통해 "작년 상반기 중 증권사 등 제 2금융권에서 취급한 PF대출의 만기 연장 비율이 브릿지론은 70%, 본PF는 50% 정도인 것으로 판단된다"며 "부동산시장 회복이 지연될 경우 향후 부실 발생 규모는 예상 밖으로 매우 클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특히 이미 대다수 PF 사업장들이 금년 중 준공됨으로써 PF채무 이행 청구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부담스러운 대목"이라며 "대출 상환 청구가 본격화되면 다수 건설사가 부도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또한 부도 건설사가 참여 중이었던 여러 사업장이 연쇄적으로 부실화되면서 대주로 참여했던 적지 않은 수의 금융기관들이 동반부실화 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국토연구원도 최근 보고서에 "건설업 부도업체는 작년 1~10월 사이 12개사로 아직 양호한 수준이나, 건설업 폐업 업체는 같은 기간 326개사로 전년 동기 179개사 대비 증가했으며 주택 착공 실적과 분양 실적은 2022년 감소한 데 이어 작년에도 크게 위축됨에 따라 건설 경기가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는 우려를 담았다.
     
    정부는 부동산 PF대출 부실이 한꺼번에 현실화 되는 걸 막기 위해 사업장에 대한 질서 있는 구조조정에 집중하겠다는 기조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유동성 문제를 겪고 있는 태영건설이 지난해 12월 28일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을 신청했다. 태영건설은 내년까지 총 3조6천억원에 달하는 우발채무 만기를 앞두고 있다. 사진은 이날 멈춰있는 태영건설 성수동 공사 현장. 박종민 기자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유동성 문제를 겪고 있는 태영건설이 지난해 12월 28일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을 신청했다. 태영건설은 내년까지 총 3조6천억원에 달하는 우발채무 만기를 앞두고 있다. 사진은 이날 멈춰있는 태영건설 성수동 공사 현장. 박종민 기자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한 지난달에도 정부는 즉각 대응책을 내놓으면서 "부동산 PF 시장은 고금리 상황의 장기화, 공사·금융비용 상승, 부동산 경기 회복 지연 등으로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며 "정상 사업장에 대한 원활한 금융 공급, 부실·부실 우려 사업장의 정상화·재구조화 지원을 통한 부동산 PF의 연착륙 기조를 일관되게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 시각 주요뉴스


    실시간 랭킹 뉴스

    노컷영상

    노컷포토

    오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