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마도 사슴떼. KBS '환경스페셜' 캡처주민들의 골칫덩이가 된 전남 영광군 안마도의 수백마리 사슴떼 문제가 해소될 전망이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 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전원위원회를 개최해 무단 유기 가축의 처리방안에 대한 제도개선 의견표명을 결정했는데 농림축산식품부와 환경부가 16일 적극적인 수용 의사를 밝힘에 따라 수십 년간 해결 안 된 '무단 유기 가축으로 인한 주민 및 생태계 피해 문제'를 해소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전라남도 영광군과 주민 593명은 2023년 7월, "영광군 내 안마도 등 섬 지역에 주인 없이 무단 유기된 사슴이 수백 마리까지 급증하면서 섬 생태계는 물론 농작물과 조상 묘 등에 피해를 주고 있다"고 피해 해소 방안과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하는 민원을 제기했다.
이에 정부는 조사에 나서 1980년대 중후반 축산업자가 사슴 10여 마리를 안마도에 유기한 뒤 현재는 아무도 소유권을 주장하지 않는 가운데 사슴이 수백 마리로 늘어나 안마도는 물론 석만도 등 인근 섬까지 퍼진 것을 확인했다.
이에 대해 권익위는 환경부가 안마도 사슴으로 인한 주민 피해 및 생태계 교란 실태를 조사해 그 결과에 따라 법정관리대상 동물로 지정할 것인지 결정하고 후속조치를 하도록 했다.
법정관리대상 동물이란,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의 '유해야생동물'이나 '야생화된 동물' 또는 '생물다양성 보전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의 '생태계교란 생물'이나 '생태계위해우려 생물'을 말한다.
또 농식품부는 유사사례 재발방지를 위해 '축산법' 등 관련 법령에 △가축사육업 등록취소 또는 폐업 시 가축 처분을 의무화하고 △가축을 유기할 경우 처벌하는 규정을 신설하도록 했다.
전라남도 영광군은 필요 시 안마도 사슴을 안전하게 섬에서 반출할 수 있도록 가축전염병 검사를 실시하고, 검사 결과 전염병 유무에 따라 후속조치하도록 했다.
야생화된 동물을 법정관리동물로 지정해 포획·반출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 것으로 다른 도서지역 등에 유기 또는 방치된 가축 등에 대해서도 적용할 수 있다.
권익위는 '법정관리대상 동물'로 지정되지 않을 때도 포획해 다른 축산업자에게 인계하거나, 관광자원 활용 등 주민과 공생하는 방안을 마련토록 했다고 밝혔다.
김태규 권익위 부위원장은 "이번 사안은 관계기관간 입장차이로 장기간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는데 이번 민원을 계기로 체계적인 대응과 제도개선을 추진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