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미 공화당의 2번째 대선 경선인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하면서 오는 11월 미국 대선은 전·현직 대통령 간 '리턴매치'가 될 가능성이 더 커졌다.
바이든 대통령도 이날 '비공식'으로 치러진 민주당 뉴햄프셔 경선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며 재선 도전의 첫 발을 내디뎠다.
23일(현지시간) 치러진 공화당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개표 79%가 진행된 오후 11시 20분 현재 54.9%의 득표율로 43.6%에 그친 헤일리 전 유엔대사를 눌렀다.
공화당 첫 경선인 아이오와 코커스 이후 사업가 비벡 라마스와미 후보와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경선 하차를 선언하면서 뉴햄프셔 프라이머리는 트럼프 대 헤일리 '양자 구도'로 치러져 관심을 모았다.
뉴햄프셔는 중도층이 두텁고, 무소속 유권자들도 투표할 수 있는 프라이머리로 치러져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던 헤일리 전 대사측은 내심 '기적'을 기대하고 있었다. '이변' 까지는 아니었지만, 헤일리 전 대사가 나름 선전을 펼치면서 공화당 경선 레이스를 좀 더 끌고 갈 동력은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아이오와에 이은 2연패에다 다음 경선지인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높아 향후 전망이 썩 밝지만은 않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개표 직후 "니키 헤일리 전 대사가 뉴햄프셔에서 이변을 일으키거나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표차를 확연히 줄이지 못한다면 경선을 그만둬야한다는 압력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공화당의 대선 경선 주자인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가 23일(현지시간) 뉴햄프셔주 콩코드에서 경선 패배 뒤 지지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다만 니키 헤일리측은 성명을 통해 "경선 레이스를 계속 할 것"이라며 "나는 여러분이 올바른 결정을 내렸다는 것을 매일매일 증명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지지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이번 경선이 모두 끝났다고 재잘거리는 정치권의 소리를 이미 들어보셨겠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고 앞으로 수십개 주에서의 경선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경선에 모두 14명이 출마했지만, 이제 우리 옆에는 트럼프만 남아있다"며 "오늘 우리는 거의 절반의 득표율을 기록했고, 우리에게는 아직 가야할 길이 남아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반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지자들에게 "이번 경선 레이스는 끝났다"는 문자 메시지를 발송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도 "헤일리측이 선거운동을 중단해야한다"며 "그가 사퇴하지 않으면 바이든 대통령과의 싸움에 써야할 돈을 낭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헤일리측의 '경선 완주' 의사에 대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글쎄다. 나는 사우스캐롤라이를 좋아한다. 쉽게 이길 것"이라며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이로써 양 후보는 오는 2월 24일 니키 헤일리 전 대사가 주지사를 지낸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에서 또 한번 격돌하게 됐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사우스캐롤라이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압도적인 우세를 보이는 곳이다. 여기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할 경우, 사실상 공화당 대선 경선은 막을 내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 세 번째 경선은 오는 2월 8일 네바다주 코커스로 예정돼 있지만 헤일리 전 대사가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아 이곳의 대의원 26명은 자동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측으로 넘어갔다.
이날 뉴햄프셔에서는 공화당 프라이머리 뿐 아니라 민주당의 '비공식' 프라이머리도 동시에 열렸다. 여기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압도적으로 승리했다.
앞서 민주당 전국위는 오는 2월 3일 예정된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를 첫 공식 경선지로 선정한 바 있다. 하지만 '전국 첫 프라이머리 개최'를 주(州) 법에 명시한 뉴햄프셔는 이에 굴하지 않고 '비공식' 프라이머리를 연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뉴햄프셔에 후보 등록도 하지 않았지만, 지지자들은 투표용지에 바이든 이름을 직접 써내는 방식으로 몰표를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