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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어요" 순천 발달장애 청년들의 '바리스타' 체험기

전남

    "재미있어요" 순천 발달장애 청년들의 '바리스타' 체험기

    발달장애 청년 위해 직업체험 프로그램 마련
    사회적협동조합 '재미난가게' 장소 제공
    청년들, 어눌하지만 또박또박 "재미있어요"

    커피 분쇄기 작동 방법을 배우고 있는 모습. 박사라 기자 커피 분쇄기 작동 방법을 배우고 있는 모습. 박사라 기자 
    "바리스타가 되고 싶어요. 엄마를 위해 커피를 만들어 줄거예요."

    26일 찾아간 전남 순천시 저전동에 위치한 '재미난가게' 에서는 앞치마를 두른 발달장애 청년들이 핸드드립 커피를 내리는 방법을 배우고 있었다.

    한 번도 다뤄본 적 없는 커피 분쇄기에 커피콩을 넣고 향기를 맡고, 재미난가게 자원봉사자의 도움으로 조심스럽게 기계의 버튼도 누른다.

    뜨거운 물을 정성껏 부어 만든 커피를 잔에 담아 안전하게 가져다 주는 일까지 마친 청년들은 처음 해 본 일에 매우 긴장하면서도 즐거워하는 모습이었다.

    바리스타를 꿈꾸는 허석찬(28)씨는 "기분이 좋다"며 "엄마에게 커피를 만들어 주고 싶다"고 어눌하지만 또박또박 전했다.

    연신 웃음을 지은 황인학(31)씨도 "재미있다"며 "다음에도 또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순천 성인발달장애인주간활동센터 청년과 사회복지사들이 직업체험 후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박사라 기자  순천 성인발달장애인주간활동센터 청년과 사회복지사들이 직업체험 후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박사라 기자  
    이날 직업체험을 위해 재미난가게를 찾은 청년은 총 10명.

    이들은 장애인부모연대 순천시지회에서 운영하는 성인발달장애인주간활동센터 중증 장애 청년들로 의사소통 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그런데 바리스타가 되고 싶다는 한 청년의 이야기를 듣고 그를 돌보는 사회복지사가 직업체험 프로그램을 기획한 것이다. 앞으로 6개월 동안 격주로 재미난가게에서 직업체험 프로그램을 이어갈 예정이다.

    사회복지사 장정미씨는 "중증 발달장애 청년들에게 카페를 방문하는 일, 더욱이 직업체험을 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며 "그래서 직접 재미난가게를 이용해 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 했다.

    이어 "단번에 이걸 통해서 친구들이 완벽하게 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서서히 조금씩이라도 무언가를 배워간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함께한 정병숙 재미난가게 봉사자도 "친구들이 열심히 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며 "또한 재미난가게가 지역사회에 이런 역할을 할 수 있어 보람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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