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조 KBS본부 제공KBS 박민 사장 취임 50일을 맞아 진행한 내부 설문조사에서 부정 평가가 88%에 달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이하 KBS본부)가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는 조합원 절반에 가까운 1030명이 응답했다.
KBS본부가 30일 공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박민 사장 취임 이후 수신료 분리 고지, 보도·시사 프로그램 신뢰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현재 KBS 상황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매우 나빠졌다' 70.7%, '나빠졌다' 17.4%로 부정평가가 88.1%를 차지했다. '개선됐다' '매우 개선됐다'를 택한 응답자는 모두 합쳐 1.7%에 불과했다.
박 사장 취임 이후 KBS에서 발생한 가장 심각한 문제(복수응답)는 '수신료 분리 고지에 대한 대응 부실'이 36%로 1위를 차지했다. 이밖에 '뉴스 및 보도 시사 프로그램의 신뢰도 추락'(28.4%), '편향 인사, 인사 번복 등 인사 시스템 붕괴'(18.7%), '진행자와 제작자 배제 등 제작 자율성 침해'(16.9%) 등이 뒤를 이었다.
수신료 분리 징수 문제는 박 사장 부정 평가의 가장 큰 이유였다. '박 사장이 수신료 문제에서 정무적 해결 능력을 보이지 못했다'고 판단한 비율은 98.1%로 압도적이었으며 수신료 분리 고지에 수용적인 박 사장의 입장 역시 96.5%가 동의하지 않았다. 'KBS의 독립성 및 제작 자율성 확대'에 대해서도 '그렇지 않다'는 부정 평가가 97.5%로 높았다.
박 사장이 최우선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복수응답) 또한 '수신료 분리 고지를 통합 고지로 복원하기 위한 노력' '수신료 수입 감소 최소화를 위한 한전과의 협상 등 대응책 마련'이 56%를 차지해 과반을 넘었다. 다음으로는 '프로그램 공정성 회복을 위한 대국민 신뢰 확보'(23.1%), '광고 수익 콘텐츠 판매 확대를 위한 프로그램 경쟁력 강화 방안 마련'(7%), '조직 및 체계(임금/직급) 개편을 통한 조직 경쟁력 제고 방안 추진'(4%) 등이 순서대로 꼽혔다.
조합원들은 "수신료 해결할 능력이 없다면 자진사퇴가 답", "고개를 들고 못 다니겠다. 더 이상 추락할 곳도 없어 보이는 밑바닥에서 얼굴은 들고 일하게 해 달라", "사상 최악이다. KBS는 공영방송에서 국영방송으로 전환되고 있다" 등의 글을 남겨 현 경영진을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