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유연수 선수 은퇴식 모습. 제주유나이티드 제공만취·과속운전 사고를 내 제주유나이티드 유연수 선수의 미래를 앗아간 30대 남성. 이 남성이 실형 선고에 불복한 지 하루 만에 검찰도 "더 중한 형의 선고가 필요하다"며 항소했다.
31일 제주지방검찰청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험운전치상)과 준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조모(35)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한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장을 제출했다.
전날(30일) 조씨 측이 형량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며 항소한 지 하루 만이다.
검찰은 "피고인이 낸 만취·과속 운전 사고로 전도유망한 축구선수가 하반신이 마비되는 영구적인 상해를 입어 선수생활을 은퇴했다. 또 중한 성범죄를 저지르기까지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받지도 못했다. 더 중한 형의 선고를 구하기 위해 항소했다. 항소심에서도 죄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되도록 공소 유지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씨는 2022년 10월 18일 오전 5시 40분쯤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사거리에서 면허취소 수치인 혈중알코올농도 0.117%의 만취 상태로 과속 운전을 하다 다른 차량을 들이받은 혐의다.
특히 조씨는 2016년 음주운전으로 처벌받았으나 다시 만취 상태로 운전대를 잡았다.
이 사고로 피해 차량은 전도됐다. 차에 타고 있던 제주유나이티드 골키퍼 유연수·김동준·임준섭 선수 등 5명이 모두 다쳤다. 유 선수가 크게 다쳐 수술을 받았으나 하반신이 마비됐다.
결국 사고 1년여 만인 지난해 11월 유 선수는 25세의 젊은 나이에 은퇴를 결정했다.
지난해 11월 유연수 선수 은퇴식 모습. 제주유나이티드 제공
조씨는 음주 교통사고 수사 와중에 또 다른 범죄를 저지르기도 했다. 조씨는 지난해 1월 15일 도내 모처에서 잠들어 있는 여성을 추행한 혐의다. 그는 만취해 아내로 착각했다고 주장했다.
1심은 "피고인은 술을 마시고 운전하다 교통사고를 내는 등 죄질이 나쁘다. 혈중알코올농도 수치도 높게 나왔다. 이 사건으로 한 축구선수는 중상을 입어 선수생활을 그만뒀다"고 강조했다.
"다만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피해자 1명과 합의한 점, 차량 종합보험 가입돼 피해자 치료를 지원한 점을 고려했다. 대법원 권고형량 범위에서 형량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1심 직후 유 선수 어머니는 검찰 구형량인 징역 5년보다 적게 나와 안타까워했다.
유 선수 어머니는 "법정에서 가해자로부터 사과 한 마디 못 받았다. 우리 아들은 평생 불구로 살아야 하는데, 가해자는 4년 후 교도소에서 나오면 그만이다. 정말 억울하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