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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연준, '3월 기준금리 인하론'에 선 긋기…시장 '긴장'



금융/증시

    美연준, '3월 기준금리 인하론'에 선 긋기…시장 '긴장'

    핵심요약

    파월 연준 의장 "3월 금리 인하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위험자산 투자심리 위축…나스닥 지수 2% 넘게 급락
    코스피 지수는 올랐지만…추세 상승은 '글쎄'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연합뉴스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연합뉴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가 1일 '기준금리 조기 인하론'에 선을 그으면서 3월부터 인하 조치가 이뤄질 것이라는 시장의 전망은 급격하게 소멸되는 기류다.
     
    이 여파로 미국 뉴욕증시에선 주요 지수들이 크게 하락했다. 반면 코스피 지수는 상승세를 보였는데, 향후 미국의 물가·경기 지표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美 연준, 조기 금리 인하 기대 부푼 시장에 '견제구'

     
    연준은 한국시간으로 1일 새벽 새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거쳐 기준금리를 현 5.25~5.50%로 4연속 동결했다. 충분히 예견된 결정이었던 만큼 시장의 관심은 오히려 '기준금리 인하가 3월부터 조기에 시작될 것인가'에 집중됐지만, 연준은 '그럴 가능성이 낮다'는 취지의 메시지로 시장의 기대를 잠재웠다.
     
    연준은 이번 정책결정문에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목표치인 2%를 향해 지속적으로 움직일 거라는 더 큰 확신을 얻기 전까지는 금리 인하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문구를 추가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두고 봐야겠지만 FOMC가 3월 회의 때 (금리를 인하할 만큼) 확신에 도달할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당초 파월 의장이 지난달 "기준금리가 고점에 도달했거나 그 부근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 이후 시장은 기준금리가 3월부터 연속으로 내려갈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이번에 연준은 이런 기대가 과도하다고 '견제구'를 던진 셈이다.
     

    美 증시 하락…미국 지역은행 위기론도 점화

    어두운 표정의 뉴욕증권거래소 트레이더. 연합뉴스어두운 표정의 뉴욕증권거래소 트레이더. 연합뉴스
    연준 발표 직후 '3월 금리 인하 전망'은 크게 줄었다. 시장의 미국 기준금리 전망을 집계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데이터를 보면 이 같은 전망은 35.5%, '3월 동결' 전망은 64.5%였다. 한 달 전엔 각각 73.35%, 11.54%였는데, 상황이 정반대로 바뀐 것이다.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뉴욕증시 주요 지수들은 추락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82% 빠졌고, 나스닥 지수는 2.23% 급락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도 1.61% 하락하면서 작년 9월21일(1.61%) 이후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작년 미국의 실리콘밸리뱅크(SVB) 파산 사태를 경험한 상황에서 은행 위기가 또 부각된 점도 투자심리에 추가적인 악영향을 줬다. 420개 지점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 지역은행 뉴욕 커뮤니티 뱅코프(NYCB)의 주가는 같은 날 하루 동안 37.67%나 폭락했다. 뉴욕타임스 등 외신들은 NYCB가 작년 4분기 2억5200만달러의 '깜짝 손실'을 기록하고, 배당금을 70% 삭감한다고 밝힌 게 주가에 한꺼번에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다만 연준이 이번 정책결정문에서 그간 계속 사용해왔던 '추가 긴축' 고려 문구를 뺀 점, 파월 의장이 "올해 어느 시점에서 긴축 정책을 완화하는 일을 시작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밝힌 점은 시장 기대에 부합한다는 평가가 나왔다.
     
    조기 인하 가능성엔 선을 그으면서도 연내 인하는 예고했기에 매파적(통화긴축 선호적)이라기보다, '덜 비둘기적(통화완화 선호적)'인 메시지였다는 것이다. 연준의 시장 견제성 발언에도 오히려 미국 국채금리가 하락한 건 이런 시장 평가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국내 증시는 비교적 안정적…"美 물가 지표 등에 변동성 커질 수도"

     
    코스피·환율 상승, 코스닥 지수 하락. 연합뉴스코스피·환율 상승, 코스닥 지수 하락. 연합뉴스
    미 증시 냉각 기류에도 불구하고 국내 증시는 이날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5.37포인트(1.82%) 오른 2542.46에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는 0.51포인트(0.06%) 내린 798.73으로 장을 마치며 약보합세를 보였다.
     
    미국 증시는 그간 이례적인 상승세를 이어온 반면 국내 증시는 조기 금리 인하론에 대한 경계 심리를 선반영하며 약세를 거듭했다는 점과 수출 호조, 정부의 증시 정책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증권가에서 나왔다.
     
    특히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이 주식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며 "은행, 증권, 보험, 상사(지주), 자동차, 화학 등 저 PBR(주가순자산비율) 업종 상승세가 지속 중"이라고 분석했다. 금융당국은 올해 주요 과제 가운데 하나로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를 꼽으며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도입해 운용하겠다고 예고했다. 이번 달 실행 계획이 발표될 이 프로그램에는 국내 상장사의 낮은 PBR을 높이기 위한 방안이 담길 전망이다.
     
    다만 연준이 금리 인하의 전제조건으로 '인플레이션 둔화를 확신할 수 있는 지표'를 강조하고 있는 만큼 향후 발표될 해당 지표들에 따라 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조언도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3월 FOMC 전까지 치러야 하는 두 번의 고용·인플레이션 이벤트, 지역은행 위기 관련 이슈, 파월 의장의 의회 증언 등 향후 연준의 금리 경로를 변화시킬 수 있는 이벤트들이 대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시장 긴장 유지를 노린 연준의 메시지가 나온 이후 한국은행도 긴축 기조를 재확인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2024년 한국경제 전망' 발표를 통해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물가 불확실성이 크므로 섣부른 금리 인하 시 부동산 가격 상승 기대 심리를 자극할 우려가 있다"며 "주요국의 통화정책과 물가, 금융안정 데이터를 확인하며 긴축 기조는 충분히 장기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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