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생성형 AI 챗봇이 만든 '대리운전' 이미지. 마이크로소프트 빙 '이미지크리에이터' 캡처하루 13시간을 일하는 대리기사가 월 매출 1천만원을 인증하자 "수고 많았다"는 격려의 댓글이 쏟아졌다.
1일 한 온라인커뮤니티에 '대리기사 월 1000 찍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평소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7시까지 대리운전 일을 한다는 글쓴이는 자신이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앱) 화면에 표시된 매출금액을 첨부하면서 "별 볼 일 없는 직업이지만 업계 탑 수준 찍고 나니까 뿌듯하다"고 밝혔다.
그는 "사실 매출이 월 1천이지 사무실에 20% 떼주고 교통비 40만원 제외하면 실수익은 750만원 정도"라며 "아무튼 자랑할 데가 없어 여기에 올린다"고 덧붙였다.
2022년 12월부터 일했다는 글쓴이는 이날 대리운전 앱별로 기록된 1월 매출금액을 공개했다. 구체적으로 로지 710만원, 카카오대리 160만원, 콜마너 57만원, 티맵대리 68만원으로 그는 1월 한 달 간 팁 21만원을 포함해 약 1015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실제 게시글에 첨부된 '로지' 앱 월별수입을 살펴보면 대리운전 운행 총건수는 119건이며 운행료(매출)는 709만3천원, 입금액(수수료)은 141만8600원, 실수익은 567만4400원이다.
'콜마너'를 통한 운행 건수는 17건이며 운행요금(매출)은 57만8천원, 수수료는 11만5600원으로 실수익은 46만2400원이다. 또 '카카오 대리'로도 총 47건 운행해 수수료를 빼고 127만8400원의 실수익을 올렸다.
글쓴이는 한 누리꾼이 남긴 "대리를 하루에 5건 한 날도 있는데 고생했다"라는 댓글에 "저 앱에서만 하루 5개 한 것이고, 하루에 보통 8~10건 뛴다"고 밝히기도 했다. 실제 그가 올린 '카카오 대리' 앱 화면에는 '1월 25일(목) 5건/173,600원'이라는 운행 상세 정보가 기록돼 있다.
온라인커뮤니티 '에펨코리아' 캡처
글을 접한 누리꾼들은 "왜 별 볼 일이 없나. 덕분에 기분 좋게 한잔 걸치고 안전하게 가정으로 귀가하는 분들이 있다", "한 달 동안 고생 많으셨다", "멋지다. 맛있는 거 먹고 오늘 하루 또 힘내시길 파이팅", "힘든 게 많았을 텐데 묵묵하게 잘하셨다. (격려) 댓글로 그간 힘들었던 것들 조금이라도 풀렸으면 한다", "일에 귀천이 어디 있나. 건강히 일하는 것만 해도 큰 자산이자 자랑이다" 등 글쓴이의 부지런함이 대단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글쓴이는 누리꾼들이 남기는 질문에 직접 답변을 달기도 했다. 한 누리꾼이 안 좋은 상황이나 진상은 하루 몇 명 정도 있냐는 취지로 질문하자 "한 달에 한 건 생길까 말까다. 요즘 서로서로 조심하는 분위기라서 욕이나 폭력적인 진상은 거의 없다"고 답했다.
귀가는 어떻게 하느냐는 물음엔 "도착지 자체가 '콜지(대리운전 수요가 많은 장소)'인 경우는 인근에서 콜을 기다린다"며 "도착지가 절대 콜이 안 뜨는 곳인 경우 이동하는데, 공유퀵이나 택틀(대리기사들이 모여서 택시를 타는 것), 대리기사 셔틀 등이 있다. 애초에 내 돈을 내고 탈출해야 하는 곳은 그만큼 단가가 높아야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직장인이지만 대리운전 일에 관심을 가진 한 누리꾼은 "듣기로 퇴근길에 대리하는 사람도 있다고 들었다. 북광장(동탄)도 하신다 해서 궁금한 게 있는데, 평택 쪽에서 근무 중인데 퇴근시간에 퇴근하면서 북광장 가는 대리도 가능한가"라고 물었다. 이에 글쓴이는 "저도 처음에 퇴근길 대리로 시작했다. 평택에서 서정리, 오산, 송탄출장소, 북광장(동탄), 남광장(동탄), 2동탄, 반송 가는 콜은 수시로 뜬다"고 귀띔했다.
이날 오전 올라온 해당 글은 8시간 만에 조회수 약 50만회에 육박했고 댓글은 1480여 개가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