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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북' 된 임종석…野, 계파전 고개 들까 '노심초사'

국회/정당

    '동네북' 된 임종석…野, 계파전 고개 들까 '노심초사'

    한동훈 이어 친명계·추미애까지 임종석 저격
    여당에 빌미 제공 + 전략공천 출마…당내 '부글부글'
    임종석 측 "성동구는 험지…문재인 정부 과오는 피할 생각 없어"
    민주당 "지지자만으론 못 이겨…수도권서 지면 총선 패배"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황진환 기자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황진환 기자 
    대표적인 86(80년대 학번·60년대생)운동권 출신인 친문(親문재인)계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국민의힘은 물론 더불어민주당으로부터도 비난의 대상이 되자, 한동안 잠잠했던 계파 갈등이 수면 위로 올라올까 당 지도부도 경계하는 분위기다.
     

    한동훈 이어 친명계·추미애까지 임종석 '저격'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의장 출신으로 대표적인 86운동권인 임종석 전 실장이 지난 16·17대 총선에서 내리 당선된 서울 중·성동갑 출마를 선언했다. 그러자 국민의힘은 '86운동권 프레임'을 들고 민주당과 임 전 실장을 연일 비판하고 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야당 운동권을 겨냥해 '경제를 망친 주범들'이라며 강도 놓게 비판하면서 "임종석, 윤희숙 중 누가 경제를 살릴 것 같냐"고 날을 세웠다. 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 역시 임 전 실장과 만찬가지로 이번 총선에서 중·성동갑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여당의 공격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지만, 문제는 민주당내 일각에서도 임 전 실장을 반기는 분위기가 아니라는 데 있다. 친명(親이재명)계 원외 조직인 민주당혁신행동은 임 전 실장 출마 선언 직후 "윤석열을 발탁한 진실부터 밝히라"며 그의 총선 불출마를 촉구하고 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지난달 24일 자신의 SNS에 "윤석열·한동훈 커플이 저지른 난동질을 제동 걸지 못한 참담한 결과에 대해 책임감과 정치적 양심을 보여줘야 한다"라며 임 전 실장을 저격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여당에 빌미 제공 + 전략공천 출마…당내 '부글부글'

    임 전 실장이 이번 총선 출마를 계기로 말 그대로 '동네북'으로 전락한 모양새다.
     
    임 전 실장이 민주당 내에서도 비난의 대상이 된 데는 그의 출마가 국민의힘에게 공격의 빌미가 됐다는 점이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이 공격 대상으로 삼은 '운동권'은 결국 민주당 내에선 임 전 실장과 같은 친문계 86운동권이다. 그런데 이재명 대표는 오는 4월 총선 승리를 위해선 친문계와 척을 져서는 안 된다. 그는 4일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하러 양산 평산마을까지 찾는다. 친문계는 현재 민주당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자신들이 임 전 실장을 쉽게 내치지 못할 것을 알고 국민의힘이 '운동권 프레임'을 걸어 공격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당의 한 재선 의원은 "임 전 실장이 전략지역구인 중·성동갑에 나올 수 있을지 의문이다. 대표적인 86 주자라 국민의힘이 프레임을 걸어 공격하기 딱 좋은 사람"이라며 당의 총선 승리를 위한 대승적 결단을 요구하기도 했다.
     
    여기에 임 전 실장이 전략공천 지역구로 설정된 중·성동갑을 선택한 점도 향후 민주당을 설득해야 할 숙제다. 당 지도부에 속한 한 의원은 "지금 수도권 판세를 보면 '정권심판론'만 가지고는 중도층을 동조시키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동시에 수도권에 이미 민주당 현역 의원도 많고 나가고 싶어 하는 후보자들도 너무 많다"며 치열한 경쟁 상황을 설명했다.
     

    임종석 측 "성동구는 험지…문재인 정부 과(過)는 피할 생각 없어"

    이러한 당내 상황을 의식한 듯 임 전 실장도 최근 자신의 SNS에 "우리는 민주당이다. 친문도 없고 친명도 없다"라며 "총선에 빨간 불이 들어와 깜박거리고 있다. 민심 앞에 두려워하고 절제하고 마음을 모아야 한다. 단합하고 확장하고 정성을 다하자"라며 '원팀' 정신을 강조했다.
     
    임 전 실장과 함께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한 인사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성동구가 부동산 가격이 서울 상위 5위권에 드는 등 주거 환경이 변했고, 주민들의 분포도 많이 바뀌어서 민주당 입장에서 보면 험지라고 할 수 있다"며 임 전 실장의 지역 친화력과 성동에서의 재선 경험 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 문제를 삼고 있는 부동산 정책, 조국 사태 등은 모두 임 전 실장이 청와대를 떠난 청와대 2기 때 있었던 일이라고 주장하고 싶진 않다"며 "문재인 정부가 갖고 있던 공과(功過)에 대해 피해갈 생각은 없다"고 했다. 실제 정부·여당을 비롯한 민주당 일각에서도 비판하는 부동산 정책과 조국 사태는 문재인 정부 초대 비서실장을 지낸 임 전 실장 임기 이후에 터진 일이다.
     

    민주당 "지지자만으론 못 이겨…수도권서 지면 총선 패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당 지도부는 총선을 앞두고 행여 '막말' 등으로 공천 심사에서 불이익을 받을까봐 이재명 대표의 눈치를 살피며 잠잠했던 당내 계파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는 것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임 전 실장이 당내 친명계로부터 비난 세례를 받는 것과 반대로, 이 대표가 직접 복당을 제안했다고 알려진 이언주 전 의원은 당내 비명(非이재명)계이자 친문계로부터 공격을 받고 있다는 점도 지도부 입장에선 부담이다. 이 전 의원은 민주통합당(민주당 전신) 의원 당시 문재인 정권을 신랄하게 비판해 '문재인 저격수'로도 불렸다.
     
    당 지도부에 속한 또 다른 의원은 "지지자들만 보고 선거에서 이길 순 없다. 수도권에서 총선은 이겼지만 구청장 선거에서 진 지역도 많다"며 "현재 수도권 120석 가운데 100석이 민주당인데, 이번 총선에서 무조건 최소 10석은 잃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수도권에서 지면 총선 패배다"라고 계파 내홍에 경고장을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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