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워하는 캡틴 손흥민. 연합뉴스한국 축구는 아시안컵 내내 불안했다.
무엇보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전술이 도마에 올랐다. 한 수 아래의 상대들에게도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전술보다는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등 유럽파 공격진의 개인 기량에 의존해 이른바 '해줘' 축구라는 평가를 받았다.
8강까지는 '해줘' 축구가 통했다. 손흥민과 이강인이 해결사 역할을 해줬다. 수비에서는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상대 공격을 차단했다. 아시안컵 역대 최다 실점을 기록했지만, 김민재 덕분에 막은 실점도 많았다. 8강부터는 황희찬(울버햄프턴 원더러스)까지 가세하며 한국 축구의 '판타스틱 4'가 말 그대로 해줬다.
하지만 선수들도 지쳤다.
사우디아라비아와 16강, 호주와 8강 모두 연장 승부를 펼치며 힘이 빠졌다. 클린스만 감독은 4강에서도 '해줘'를 외쳤지만, 선수들의 발은 떨어지지 않았다.
이강인은 조별리그 2차전에서처럼 요르단의 집중 타깃이 됐다. 키 패스 2개를 기록하는 등 분전했지만, 체력적인 한계가 드러났다. 손흥민도 마찬가지였다. 슈팅을 하나도 때리지 못했다. 부상 때문에 8강에서 처음 선발 출전한 황희찬도 힘에 부치는 모습이었다.
수비도 상황은 비슷했다. 김민재의 경고 누적 결장으로 균열이 생긴 상황. 김영권과 설영우(이상 울산 HD), 김태환(전북 현대)도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김영권은 몇 차례 실수를 범했고, 설영우와 김태환은 호주전과 같은 오버래핑을 보여주지 못했다.
한국의 볼 점유율은 70%였다. 패스 성공률도 86%로 요르단(69%)에 앞섰다.
아무 의미가 없이 볼만 오래 가지고 있었다. 슈팅은 8개(요르단 17개-유효 7개)였고, 유효 슈팅은 단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클린스만 감독이 바란 '해줘' 축구를 해줄 체력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