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한 증권사 시황판. 연합뉴스중국 증시가 연초부터 급락을 거듭하고, 개인 투자자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중국 정부가 증권 당국 수장을 5년 만에 전격 교체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와 국무원은 지난 7일 우칭 전 상하이시 당 부서기를 신임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의 신임 주석 겸 당서기로 임명했다.
증감회는 장관급의 국무원 직속기구로 중국 주식시장을 비롯한 자본시장을 감독 관리하고 규제하는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있다.
우칭 신임 주석은 경제학 박사 출신으로서 젊은 시절 증감회에서 공직 생활을 했으며, 2010년대부터 상하이시 부서기, 상하이 증권거래소 이사장 등을 지냈다. 상하이 부서기 당시 당서기로 재직하던 리창 총리를 보좌한 바 있어 그의 측근으로 분류된다.
우칭 신임 중국 증감회 주석. 연합뉴스증감회 주석이 바뀐 것은 5년 만이다. 이후이만 전 주석은 지난 2019년부터 최근까지 5년간 증감회 주석으로 재임했는데, 이번에 증시 급락의 책임을 물어 경질된 것으로 보인다.
컨설팅 업체 가베칼 드래고노믹스의 크리스토퍼 배더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인사는) 주가 하락을 막기 위한 충분한 조처를 하지 않으면 경력이 끝날 수 있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대다수 공직자에게 보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증시는 연초부터 급락을 거듭하고 있다. 상하이·선전 증시의 시가총액 상위 300개 종목으로 구성된 CSI300지수는 최근 5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해외 투자자들이 중국 증시에서 발을 빼고 있기 때문인데 중국 증시 시가총액은 지난 2021년 2월 고점 이후 무려 7조 달러(약 9283조 원) 가량 증발했다.
이에 중국 개인투자자들이 비교적 검열이 약한 미국과 인도 등 외국 대사관의 웨이보(중국 SNS) 공식 계정에 몰려가 불만 댓글을 다는 등 당국의 무능에 대해 분노를 표출하기도 했다.
이후 지난 6일 블룸버그통신이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증시 폭락과 관련해 증감회의 보고를 직접 받는다고 보도하자 증시 부양 기대감이 커지며 연 이틀 중국 증시는 상승세를 기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