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격 훈련하는 아프가니스탄 경찰. 연합뉴스아프가니스탄 집권 세력인 이슬람 무장 조직 탈레반이 또 공개 처형을 단행했다.
23일(현지시간) AP·AFP통신 등에 따르면 탈레반 당국은 전날 오후 1시께 아프간 남동부 가즈니의 축구경기장에서 살인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남성 2명을 시민 수천명 앞에서 총살했다.
사형 집행 전 아티쿨라 다르위시 대법원 당국자는 "이 두 사람은 살인죄로 유죄 판결을 받았으며 법원에서 2년간의 재판 끝에 사형 명령이 내려졌다"며 탈레반 최고 지도자 하이바툴라 아쿤드자다가 서명한 사형 집행 영장을 낭독했다.
종교학자들은 피해자 가족에게 사형수들을 용서해달라고 간청했지만, 가족들은 이를 거부했고 사형이 집행됐다.
탈레반에 따르면 이날 처형당한 2명은 사이드 자말과 굴 칸이라는 남성이다. 사이드는 2017년, 굴은 2022년 각각 흉기를 사용해 살인한 혐의가 있다.
탈레반은 이들이 법원과 항소법원, 대법원 등 3번의 재판을 거쳐 살인 혐의에 대한 유죄 판결과 사형이 확정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인권단체 라와다리는 고문과 강제 자백, 무죄 추정 원칙 위반과 같은 불공정 수사와 재판이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탈레반은 2021년 8월 재집권 후 이슬람 율법(샤리아)을 법으로 도입했다. 특히 2022년 아쿤드자다가 판사들에게 "절도, 납치, 선동 등에 대해 면밀하게 조사한 후 샤리아의 모든 조건에 맞으면 후두드(hudud)와 키사스(qisas)를 시행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하면서 샤리아에 따라 형벌을 시행하고 있다.
후두드는 살인·강도·강간·간통 등 중범죄에 대한 이슬람식 형벌로 참수, 투석, 손발 절단, 태형 등을 포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키사스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의미의 비례 대응 개념이다.
탈레반이 재집권 후 공개 처형을 실시한 것은 2022년 12월과 2023년 6월 이후 이번이 세 번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