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북부에 도착한 구호품 트럭에 몰려든 군중. 연합뉴스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구호품 트럭에 몰려든 주민들을 향해 이스라엘군이 총격을 가해 최소 104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일어났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AFP통신 "이스라엘군, 구호트럭에 몰린 가자주민에 발포"
구호품 트럭을 기다리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주민들.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연합뉴스
29일(현지시간) AF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 40분쯤, 가자시티 서쪽 나부시 교차로에서 구호품을 가득 실은 트럭이 이스라엘군 탱크에 가까이 접근했다.
그러자 수천 명의 가자지구 주민들도 트럭에 몰려들었다. 주민들은 유엔의 구호품을 일주일 넘게 전달받지 못하고 있어 그만큼 절박한 상황이었다.
AFP통신은 목격자들의 말을 인용해 "주민들이 너무 가까이 탱크에 접근하자 이스라엘군이 군중을 향해 발포했다"고 보도했다.
하마스 측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스라엘군의 발포로 최소 104명이 사망했으며, 750여명이 부상했다고 집계했다.
이스라엘군은 그러나 민간인을 겨냥한 발포 의혹을 부인했다.
이스라엘, 민간인 겨냥 '발포 의혹' 부인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이 사건과 관련한 브리핑에서 "이스라엘군은 군중에게 사격하지 않았다"며 "트럭이 군중에서 벗어나려는 과정에서 발생한 의도하지 않은 충돌이 사망 원인"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폭도들을 해산시키기 위해 탱크로 조심스럽게 경고 사격을 했다"고 덧붙였다.
유엔은 이번 참사에 대해 이스라엘을 규탄하고 나섰다.
유엔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이날 대변인을 통해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군이 총격을 가한 이번 참사를 규탄한다"며 "절망에 빠진 가자지구 민간인들은 긴급한 도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엔 "이스라엘군 총격 '규탄'…긴급한 도움 절실"
29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북부 카말 에드완 병원에 실려온 환자를 의료진이 치료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정부는 이번 참사와 관련,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텍사스주 국경 지역 방문을 위해 백악관을 떠나면서 이번 사태에 대한 입장을 묻는 말에 "현재 확인하는 중"이라고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무슨 일이 발생했는지에 대해 상반되는 두 가지 이야기가 있다"면서 "아직 답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이 비극적인 사건은 가자지구로의 인도적 지원을 확대하고 지속하는 일의 중요성을 강조한다"며 잠정적 휴전을 방안의 하나로 언급했다.
이번 참사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에 진행 중인 휴전협상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