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숙희 신임 대법관이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신숙희 신임 대법관이 "사회적 편견 속 소수자와 약자의 작은 목소리도 놓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신 대법관은 4일 오전 10시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영국의 여성 작가 샬럿 브론테의 '제인 에어'를 인용하며 "거리의 집들은 겉모습은 비슷해 보여도 집 안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다르다. 그들에겐 자신만의 이야기가 있고 그 이야기 속에는 인간의 열정과 남자, 여자, 아이, 가족, 그리고 삶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샬럿 브론테를 비롯한 많은 여성 작가는 사회적 편견 때문에 가명으로 소설을 쓸 수밖에 없었다"며 "현재도 여전히 사회적 편견 때문에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대법관으로서 이분들의 작은 목소리도 놓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신 대법관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제가 쓴 판결을 검색해 보니 8천 건가량이었다"며 "그 사건들에 담겨 있을 수많은 분들의 희로애락과 그분들 삶에 큰 영향을 줬을 법관이라는 직업의 막중한 책임에 대해 다시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아이작 뉴턴이 말했듯 만일 제가 좀 더 멀리 볼 수 있다면 이는 거인의 어깨 위에 서 있기 때문일 것이다"며 "저는 여러 선배와 동료 법관이 만들어 낸 대한민국 사법부라는 거대한 어깨 위에 이제 막 올라선 작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법관으로서 사법부 구성원들이 진심으로 동의하고 따를 수 있는 방식과 내용을 늘 고민하고 이를 실천하려 노력하겠다"며 "먼 훗날 작은 지금은 작은 사람에 불과한 저의 어깨 위에도 다른 동료가 올라서서 좀 더 큰 미래를 바라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