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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이웃"…아파트 보안대원 암 걸리자 '십시일반' 나선 입주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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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품 이웃"…아파트 보안대원 암 걸리자 '십시일반' 나선 입주민들

    정 씨를 위한 모금 안내글. 영통하우스토리 입주자대표회의 제공정 씨를 위한 모금 안내글. 영통하우스토리 입주자대표회의 제공
    경기 수원시의 한 아파트 입주민들이 단지내 보안대원의 혈액암 발병 소식에 자체적으로 1천만 원을 모아 건네면서 훈훈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 경비노동자들이 입주민 갑질이나 부당 해고 등으로 피해를 입는 사례가 잇따르는 가운데, 이번 사연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평가다.

    5일 수원특례시와 영통하우스토리 입주자대표회의에 따르면, 총 98세대 규모인 해당 아파트 입주민 단체는 지난달 22일부터 단지 공용공간 일대에 안내문을 붙여 성금을 모아 왔다.

    안내문에는 "2016년부터 오랜 시간 우리 아파트를 위해 애써주신 정승호 보안대원님이 혈액암 진단으로 항암치료를 위해 2월까지 근무하게 됐다"며 "쾌유를 기원하며 힘든 시기에 도움의 손길로 희망을 드리고자 지면을 빌려 십시일반 마음을 모으고자 한다"는 글이 적혀 있다.

    이같은 안내에 입주민들은 지난달 23일부터 일주일간 모금에 참여, 가구당 수만 원부터 많게는 수십만 원씩 관리사무소와 보안대원 사무실에 돈을 냈다. 100만 원을 낸 가구는 두 곳이나 있었다.

    총 모금액은 1천만 원으로 한 가구에 10만 원 넘게 낸 셈이다. 성금은 입주민 단체를 통해 정승호 보안대원에게 전달됐다.

    정승호 보안대원이 아파트 단지에 붙인 감사문. 영통하우스토리 입주자대표회의 제공정승호 보안대원이 아파트 단지에 붙인 감사문. 영통하우스토리 입주자대표회의 제공
    8년간 이 아파트에서 일해온 정 씨는 평소 주민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폭넓게 교류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정 씨는 감사문을 통해 "마지막 직장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치료를 위해 어쩔 수 없이 그만두게 됐다"며 "많은 분의 사랑을 받은 저로서는 뜻하지 않게 퇴직하게 된 현실이 믿기지 않을 뿐"이라고 했다.

    정승호(왼쪽) 보안대원과 임선오 입주민 대표. 영통하우스토리 입주자대표회의 제공정승호(왼쪽) 보안대원과 임선오 입주민 대표. 영통하우스토리 입주자대표회의 제공
    그러면서 "많은 분이 격려와 성원을 해주신 것처럼 치료 잘 받고 완쾌해서 건강한 모습으로 안부 인사를 드릴 것"이라며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입주민 모든 분과 각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충만하기를 기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사연은 아파트를 방문했던 한 배달 기사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배달하다가 본 수원의 명품 아파트'라는 제목으로 게시물을 올리면서 세간에 처음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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