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로고. 더불어민주당 제공더불어민주당의 제22대 총선 공천 후보를 선출하는 전남 목포시와 나주시·화순군 선거구 경선을 앞두고 권리당원으로 투표하고 일반 주민으로 또 투표하라는 이른바 '이중 투표' 유도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민주당 김원이 목포시 국회의원 예비 후보는 7일 목포시의회 시민의 방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배종호 예비 후보 측의 조직적이고 광범위한 이중 투표 조작 의혹을 제기하고 즉각적인 수사를 촉구했다.
김 예비후보는 "경선을 불과 3일 앞두고 경선투표 관련 배 예비 후보 측이 조직적이고 광범위한 이중투표 조작을 자행하는 정황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중투표 조작행위는 당선된다 하더라도 당선무효형에 이를 수 있는 중대범죄 행위이며, 민주당의 시스템공천에 대한 명백한 도전"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현행 공직선거법상 당내경선을 위한 여론조사 결과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해 다수의 선거 구민을 대상으로 성별·연령 등을 거짓으로 응답하도록 지시·권유·유도하는 행위를 할 수 없다. 위반 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6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김 예비후보는 총 4건의 이중투표 조작 정황이 담긴 녹취록을 확보했다며 통화내용 일부를 기자회견장에서 공개했다.
김원이 예비후보(왼쪽)·배종호 예비후보. 중앙선관위 제공 김 예비후보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월 29일 배 후보 측 선거운동원이 권리당원에게 전화를 걸어 권리당원 투표를 설명한 뒤 "혹시 시민 여론조사가 또 있을 때는 (중간 생략) 혹시 또 권리당원이냐고 묻는다. 그때는 아니라고 하셔야 투표가 가능합니다"라고 이중투표를 권유했다.
김 예비후보는 또 "녹음 파일에는 여러 사람이 한 공간에서 단체로 전화를 걸고 있는 정황도 포착된다"면서 "유사선거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케 한다"고 말했다.
김원이 예비 후보는 배종호 예비 후보 측의 전화 홍보에 대해 "조직적, 광범위한 이중투표 조작행위를 의심케 한다. 목포시 선관위와 경찰은 민심을 왜곡하는 공직선거법 위반 의혹에 대해 즉각적이고 철저한 수사에 착수해달라. 증거인멸 가능성이 높은 만큼 압수수색을 실시할 것을 요구한다"며 사법당국의 수사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배종호 예비 후보 측은 "권리당원에게 이중 투표 유도를 한 적이 전혀 없고 불법 전화 홍보 사무소도 운영하지 않았다며 김 예비 후보 측의 일방적 주장이다"고 일축했다.
신정훈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전남 나주시·화순군). 신 의원실 제공
이런 가운데 민주당의 나주시·화순군 3인 경선을 앞두고 현역 의원인 신정훈 예비 후보가 이중 투표 유도를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신 예비 후보는 지난 4일 나주시 동강면에서 주민 20여 명을 만나며 권리 당원 투표에도 참여하고 일반 시민 투표에도 참여하는 '이중 투표'를 독려하는 의혹이 일었다.
이 자리에서 신 예비 후보는 주민에게 "권리당원이 권리당원 경선으로 참여하고 또 시민경선에 참여하려면 '권리당원 아닙니다' 그렇게 눌러야 된다, 이 말입니다"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신 예비 후보는 "저는 이중 투표 유도 의도가 추호도 없었다. 선거 운동 중 나주시 동강면에서 우연히 만난 10여 명의 어르신들이 '민주당의 국민참여경선 투표 방법에 대해 물어 휴대전화 사용법을 잘 모르신 어르신들에게 투표 방법에 관해 쉽게 설명하는 과정이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앞으로 경선 및 선거 운동 과정에서 문제 소지가 없도록 각별히 주의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신 예비 후보와 경선을 하는 손금주 예비 후보는 7일 전남도의회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이중 투표 유도 의혹에 대해 민주당 중앙당에서 철저히 조사해 조처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민주당 목포시 22대 총선 후보를 선출하는 경선은 현역 의원인 김원이·배종호 예비 후보 간 권리당원과 일반시민 투표 각각 50%씩 반영하는 당내 여론조사로 오는 10일부터 12일까지 실시될 예정이다. 나주시·화순군 선거구는 오는 11일부터 13일까지 같은 여론 조사 방식으로 현역 의원인 신정훈·전 의원인 손금주·전 화순군수인 구충곤 예비 후보 간 3인 경선으로 진행된다. 첫 번째 경선 투표에서 1위 득표자가 과반을 득표하지 못하면 경선 득표율 1, 2위가 오는 16일부터 17일까지 결선 투표가 실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