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넥스원. 연합뉴스 국내 대표적 외교안보정책 연구기관 중 한 곳인 세종연구소가 방위산업업체 LIG넥스원에 매각될 가능성이 유력시된다.
13일 군 소식통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세종연구소는 지난해 말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의 부지(5만 7천여㎡)와 건물 매각 공고를 낸 결과 6개 컨소시엄이 참여해 이 가운데 가장 많은 입찰액을 제시한 LIG넥스원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현재 매각 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이 자산 가치에 대한 정밀실사를 벌이는 한편 매도‧매수자 간 협상을 준비 중이다.
세종연구소는 전두환 정권 때 북한의 미얀마 아웅산 테러로 숨진 관계자 유족에 대한 지원 및 장학사업을 위해 1983년 만들어진 일해재단의 후신이다.
이 과정에서 강압적 기업 협찬과, 전두환의 호인 '일해'를 명칭으로 사용한 데에서 알 수 있듯 권력형 부정축재 의혹이 제기돼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다만 이후 1988년 세종연구소로 이름을 바꾸고 일부 재산을 국가에 기부하는 등 '민주화' 조치를 단행한데 이어 활발한 연구 활동을 통해 굴지의 싱크탱크로 거듭 났다는 평이다.
매각 사유는 누적된 재정 적자 때문이다. 연구소 관계자는 "더 이상 운영을 감당할 형편이 안 되어 불가피하게 매각을 결정했고, 이르면 여름쯤 (서울) 광화문 근처에 사무실을 임대할 계획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우선협상대상자인 LIG넥스원으로서는 자사의 판교 연구개발(R&D)센터(판교하우스)와 가까우면서도 우수한 입지 조건을 갖춘 곳에 추가 사업공간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세종연구소 부지는 카카오, NHN, 넥슨 등 첨단 정보통신(IT) 업체 등이 몰려있는 혁신클러스터 '판교테크노밸리'와 인접해있고 면적도 크기 때문에 알짜배기 땅으로 꼽힌다. 부지와 건물의 공시지가는 1600억원을 넘고 실제 가격은 그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방산업체 입장에선 서울‧수도권 근무를 희망하는 우수 인력을 유치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업계에선 판교가 수도권과 지방 근무의 기준인 '남방한계선'이란 말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최종적으로 매입이 성사된다면 유도무기와 전자전 장비 등을 주력으로 하는 LIG넥스원의 사업과 최근 'K방산' 호조세 등과 맞물려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