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일호 예비후보가 9일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일호 후보 선거사무소 제공국민의힘 밀양·의령·함안·창녕 선거구의 공천자로 결정됐다 취소된 박일호 전 밀양시장이 검찰 압수수색과 관련해 "억지 수색을 벌인 것에 불과하다"며 반발했다.
창원지검은 지난 12, 13일 박 전 시장의 뇌물수수 의혹에 대한 고발 건과 관련해 밀양시청 시장실, 건축과·산림과 사무실,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박 전 시장은 2018년 아파트 건설 시행사 대표로부터 밀양시의 편의를 제공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2억원을 받은 의혹을 받고 있다.
박 전 시장은 14일 보도자료를 내고 "최근 검찰의 압수수색은 (뇌물수수) 혐의를 찾지 못하자 억지 수색을 벌인 것에 불과하다"며 "검찰의 압수수색은 특별한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관위의 지역구 공천취소 결정은 한국 정치사에 유례가 없는 사건이며 수용할 수 없는 행위"라며 "당은 당헌 당규에 의한 민주적인 시스템 공천이라고 하지만 결국 나(박일호)에게는 아무 의미 없는 구호에 불과했다"고 공관위 공천 취소를 정면 비판했다.
그는 "당원과 주민의 뜻에 따른 경선 승리자를 납득할 수 있는 아무런 사유도 없이 공천을 일방적으로 취소한다는 것은 민주적 절차를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고 국민과 유권자의 뜻을 우롱하는 당 공관위의 횡포"라고 반박했다.
박 전 시장은 "지난 10년 간 지역발전의 정도를 개척하며 일로써 승부하고 성과로써 인정받았다"며 "지역의 가치를 드높이는 새로운 미래를 여러분과 함께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박 전 시장은 앞서 서울남부지원에 '공천효력정지 및 후보자 지위 확인' 가처분을 신청했다. 법원이 효력정지와 지위회복 신청을 모두 인용하면 박일호 예비후보 공천 지위가 회복된다.
이에 대해 박 전 시장은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가처분이 인용될 가능성이 크지만, 어떠한 상황에서도 여러분의 뜻에 부응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출마해 승리하겠다"면서 무소속 출마도 시사했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이 심각한 공천 잡음이 나오고 있는 밀양·의령·함안·창녕 선거구를 무공천하고, 이를 통해 이번 선거가 공천이 아닌 인물선거로 가야한다는 분위기가 많다. 국민의힘 스스로 혼란을 자초한 만큼 국민의힘이라는 당을 보고 찍는 것이 아니라, 능력과 인물을 가릴 수 있도록 바로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박 전 시장이 낸 가처분이 인용된다면, 법적 판단을 수용하지 않기가 어렵고, 박상웅 전 인수위 자문위원의 공천을 또다시 취소시키기에는 비대위의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에 무공천으로 가는 것이 보다 현실적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앞서 더불어민주당도 성명을 내고 "이번 검찰의 압수수색은 박 전 시장 개인에 대한 탄압일 뿐만 아니라 밀양·창녕·의령·함안 지역 유권자의 헌법적 권리에 대한 도발"이라며 "어떤 무리수를 두든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원하는 인물을 국민의힘 후보로 내려보내면 무조건 '찍을 것'이라는 오만함이 깔려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