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인조 밴드 NND가 15일 오후 서울 강남구 리엠아트센터에서 데뷔 쇼케이스를 열었다. 왼쪽부터 데인, 영준. 타키엘 레코즈 제공처음에는 아이돌 밴드를 목표로 두고 연습했다. 데뷔로까지 이어지지는 못했다. 음악을 포기할까 고민할 정도로 힘든 시간을 보냈으나 결국 다시 음악으로 돌아왔다. 밴드를 하고 싶었고, 밴드를 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골몰했다. 자신만의 색이 있으려면 직접 곡을 써야 한다는 데 생각이 닿았고, 작곡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밤(Night)과 낮(Day) 언제든 어울리고 24시간 들어도 지루하지 않은 음악을 하고 싶다는 포부가 담긴 이름을 가지고 나온 밴드 '엔엔디'(NND)의 이야기다.
기타와 보컬을 맡은 데인, 건반을 치는 영준. 두 사람이 뭉친 NND¹가 15일 오후 3시, 서울 강남구 리엠아트센터에서 데뷔 쇼케이스를 열고 첫 번째 미니앨범 '원더, 아이'(Wonder, I)의 타이틀곡 '처음'과 수록곡 '나이트 오프'(Night Off) 무대를 라이브로 펼쳤다. 이날 행사는 브라운아이드걸스(Brown Eyed Girls) 제아가 진행했다.
두 사람의 인연은 엔엔디가 처음은 아니다. 영준은 "형과 저는 3~4년 전에 같은 회사에서 밴드를 준비하고 있었다. 아쉽게도 거기서는 데뷔하지 못하고 나오게 됐는데 형이 지금 있는 회사에 오면서 저한테 (음악 하자고) 제안해 주셔서 제가 좋다고 해서 지금의 NND가 만들어지게 됐다. 저는 너무 잘한 것 같다"라고 밝혔다.
NND라는 밴드명을 두고 데인은 "'나이트 앤 데이'(Night & Day)라는 말을 줄여서 NND로 만든 것"이라며 "어떤 특정한 상황이나 시간대에 구애받지 않고 어느 상황에도 어울리는 음악을 만들고 싶다는 마음을 담았다"라고 소개했다.
기타 겸 보컬을 맡은 데인. 타키엘 레코즈 제공타이틀곡 '처음'은 자신이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고난 끝에 찾아오는 '벅차오름' '꿈' '희망' 등을 노래한다. 제목과 주제가 '처음'이지만 정작 가사에는 '처음'이란 말이 나오지 않는 게 특징이다. 의도한 것이냐는 MC 제아의 질문에, 데인은 "그렇다"라며 "은유적인 표현을 많이 쓰면서 더 많은 분들에게 작은 울림을 전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다"라고 답했다.
'처음'이란 곡에는 NND의 자전적인 부분이 들어가 있기도 하다. 데인은 "무언가를 처음 시작할 때의 마음을 저희가 담고 싶었다. 항상 처음 뭔가를 할 때가 가장 힘들다고 생각한다. 처음 작곡 시작할 때 정말 막막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고 떨리고 두려웠던 감정이, 저희 안에 생생하게 남아 있다"라며 "현재 (저희가 지나온 처음의) 자리에 계시는 분들에게 심심한 위로와 용기를 전해드리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이번 앨범에 실린 타이틀곡 '처음'을 포함해 '오버드라이브'(Overdrive) '나이트 오프' '러브 이즈 어 미스'(Love is a myth) '카인드 오브 러브'(Kind of Love)까지 5곡 모두 NND가 작사·작곡에 참여했다. 그러나 이들이 작곡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건 꽤 최근이다. 지난해 8월 즈음부터다.
데인은 "작곡 경험이 아예 전무했다"라며 "'정말 이걸 할 수 있을까?' 했지만 두세 달 동안 잠 줄여가며 집-작업실 오가며 공부했다. 간절한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작곡이 가능하지 않았나 생각한다"라고 돌아봤다.
건반을 맡은 영준. 타키엘 레코즈 제공이어 "영준이가 원래 피아노 전공한 친구다. 제가 작곡 아이디어를 낼 순 있지만 코드 진행이라든가 이론 부분이 부족한데 영준이가 채워줬다. 저도 영준이가 만든 거에 디테일을 추가하면서 하다 보니 불가능한 게 가능해진 것 같다"라고 부연했다.
영준은 "처음에는 엄청 방황하고 그랬다. 주변에 좋은 인연이 생겨서 옆에서 실무로 보면서 느낀 것이 많다. 피드백을 바로바로 받아서 곡 작업할 때 반영도 할 수 있었다. 첫 앨범이다 보니 최대한 대중성 있는 앨범, 최대한 그런 방향으로 곡 작업을 했던 거 같다"라고 전했다.
데뷔 앨범 '원더, 아이'에 실린 5곡이 나오기까지는 6개월 정도 걸렸다. 밴드는 으레 어린 시절부터 곡을 쓰면서 자작곡을 쌓거나, 습작(스케치)이라도 한 경험이 있게 마련인데 너무 짧은 기간에 '작사·작곡'이라는 큰 과제를 안게 된 것은 아닐까.
처음부터 두 사람 조합으로 '밴드'를 염두에 두었는지 묻자, 데인은 "3년 연습할 때 저희가 하던 게 아이돌 밴드였다. 그 당시에는 작사·작곡에 참여할 기회는 많이 없었고, 회사가 무엇을 하라고 하시면 그걸 퀄리티(질) 있게 다듬는 작업만 해 왔다. 저희가 직접 나서서 창작하는 건 (NND가) 정말 처음이었다"라고 밝혔다.
데인(왼쪽)이 취재진 앞에서 말하는 모습. 오른쪽은 영준. 타키엘 레코즈 제공그러면서 "저희 마음 속에서는 '그래도 밴드인데, 작곡해야 하는데…' 했다. 곡을 받아오면 저희 컬러가 아니게 되니까. 우리 밴드 같이 할 거니까, 해오던 것도 밴드고, '우리는 우리 곡이 있어야 한다' 해서 마음 세게 먹고 도전하며 진행했던 것 같다"라고 전했다.
타이틀곡 외의 추천곡을 묻자 영준은 '카인드 오브 러브'를, 데인은 '러브 이즈 어 미스'를 각각 골랐다. 영준은 "저희 앨범 중에서 되게 템포가 빠른 레트로(복고)풍의 노래"라며 "기분 전환이 필요하실 때 들으면 괜찮을 거 같다"라고 추천했다.
데인은 "개인적으로 정말 가장 저의 직접적인 경험과 가치관, 마음이 제일 많이 녹아들어 있는 곡"이라며 "그 곡이 가진 특유의 선율이 너무 제 취향이라 '러브 이즈 어 미스'라는 곡을 정말 추천해 드리고 싶다"라고 답했다.
밴드는 기타, 베이스, 건반, 드럼까지 4가지 악기를 다루는 것이 일반적이다. 기타과 건반만 있는 상황이 한계가 되지는 않을까. 그러자 데인은 "저희는 우선 음악적 목표가 다양한 장르 곡을 써내는 것"이라며 "개인적으로 가진 음악 취향은 있지만 거기에만 꽂혀서 그런 것만 하겠다는 건 없다. 재즈, 알앤비, 밴드 사운드가 아닌 곡도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2인조이기 때문에 장점도 있다. 데인은 "저희가 작곡을 같이 하다 보니까 의견 화합이나 진행이 빠르다"라며 "의견 화합이 빠르고 음악적 취향이 비슷해서 작업 속도가 빠른 데 메리트가 있지 않나"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영준은 "오늘 막 데뷔한 밴드니까 풋풋함이 조금 차별점이 되지 않을까"라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NND의 데뷔 앨범 '원더, 아이'는 내일(16일) 발매된다. 타키엘 레코즈 제공나가고 싶은 프로그램으로 '비긴어게인'(영준)과 '이영지의 차린 건 쥐뿔도 없지만'(데인)을 각각 든 NND는 라이브 무대와 페스티벌 위주로 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오는 4월 말~5월 초 일본 공연이 계획돼 있기도 하다.
조금 더 먼 목표도 있다. 데인은 "뮤지션으로서 정말 당연하게 저는 단독 콘서트를 해 보고 싶다"라며 "그만큼 저희를 좋아해주시는 분들도 생겼다는 것이고 그만큼 곡 레퍼토리도 많이 생겼다는 거니까 그걸 목표로 작업을 이어 나갈 예정"이라고 답했다. 이왕이면 올해 연말에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덧붙였다.
"많은 분들이 저희 노래를 들어주시고 좋아해 주시면 좋을 것 같다"라고 운을 뗀 영준은 "저희가 곡을 쓰는 밴드인 만큼, 한국대중음악상(한대음) 후보에 이름을 올리고 싶다"라는 포부를 내비쳤다. 한대음은 대중음악의 다양성과 우수성을 알리는 데 초점을 두어, '음악성'을 우선시해 상을 주는 시상식이다.
일본 무도관(데인)과 한국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및 일본 서머소닉(영준) 무대에 올라보고 싶다는 NND의 데뷔 앨범 '원더, 아이'는 내일(16일) 발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