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고척돔 서울시리즈에서 심판의 배려로 관중에게 인사하는 김하성. 연합뉴스 
2루에서 경합하는 김하성과 오타니 쇼헤이. 연합뉴스 "오늘은 이기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김하성은 21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리는 2024 메이저리그 서울시리즈 LA 다저스와 정규리그 두 번째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한국의 야구 팬들 앞에서 역사적인 개막전을 치른 소감을 밝혔다.
김하성은 "이렇게 좋은 경험을 하게 돼 너무 감사하게 생각하고 한국에서 메이저리그 경기를 한다는 게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김하성은 지난 20일 공식 개막전 첫 타석 때 특별한 순간을 연출했다. 타석 앞에서 모자를 벗고 야구장을 가득 메운 팬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엄청난 함성이 터져나왔다.
이는 심판의 배려 덕분에 가능했다. 메이저리그에는 '피치 클락'이 있다. 타자는 주어진 시간 안에 타격 준비를 마쳐야 한다. '스피드 업(speed up)'을 위해 도입된 제도다. 이를 엄격하게 적용하면 김하성은 야구 팬들에게 인사를 나눌 수 없었다. 시간 초과 때문이다.
그러나 김하성이 등장하는 순간 주심이 깨끗한 홈플레이트를 굳이 닦기 시작했다. 심판이 움직이면 경기가 진행된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뜻으로 피치 클락이 시작되지 않는다. 김하성이 팬들과 인사를 나눌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김하성은 심판이 자신을 위해 일부러 홈플레이트를 청소한 것 같다며 "전혀 생각하지 못했는데 심판 분께서 배려해주셨다. 그래서 인사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LA 다저스의 오타니 쇼헤이가 2루 주자였을 때 김하성에게 우리말로 인사한 장면도 화제를 모았다. 김하성은 "한국에 와서 한국 말로 인사해줘서 고마웠다"며 "'리스펙트(respect)' 한다. 오타니는 워낙 잘하는 선수"라고 말했다.
다저스의 이날 선발투수는 일본 국적의 야마모토 요시노부다. 고척 스카이돔에서 한일전이 펼쳐진다. 이에 대해 김하성은 한일 대결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그냥 같은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선수로서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하성은 개막전에서 5번 타자 유격수로 출전해 3타수 무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 주로 리드오프를 맡았던 김하성은 올해 들어 계속 5번 타자로 나서고 있다. 마이크 실트 감독은 "김하성은 다재다능하다"며 타순 배치의 이유를 설명했다.
훈련하는 김하성. 연합뉴스 김하성은 두 번째이자 마지막 서울시리즈 경기에서 반드시 팀 승리에 기여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어제 경기를 져서 아쉽고 오늘은 이기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샌디에이고는 전날 7회까지 1점 차로 앞서가다 8회에 4점을 허용한 끝에 2-5로 졌다.
고척돔에서 첫 홈런을 때린 메이저리거가 되고 싶지는 않을까. 김하성은 고개를 가로 저었다. "저는 홈런을 치는 타자가 아니"라며 "홈런 욕심은 없고 그저 오늘 경기를 이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재차 말했다.